◎수사관 등 위장·혼잡한 점심시간대 이용/중수부행 승강기5곳 취재진 허탕 일쑤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온통 쏠려있지만 검찰이 사건 관련자를 소환하는 수법이 마치 「007작전」같아 번번이 이목을 「따돌리고」 있다.
검찰이 취재진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우선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수사관이 자신의 승용차에 소환인물을 동료인 것처럼 가장해 데려오는 「동승형」. 또 소환인물을 민원인으로 가장시킨 뒤 청사로 「떳떳하게」 걸어 들어오게 하는 「위장형」도 있다. 이밖에 복잡한 청사구조와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식사시간대를 활용해 소환할 때도 많다.
검찰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을 3차 소환한 지난 2일에도 점심을 끝낸 취재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하오2시께 전격소환해 다음날 낮 12시15분께 감쪽같이 귀가시켰다. 검찰은 이전실장의 행방을 집요하게 쫓는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평소에는 굳게 잠가놓고 있는 철제 후문을 열어 관심을 분산시키는 작전까지 썼다.
검찰청사 10층과 11층에 있는 대검 중수부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는 서로 다른 곳에 무려 5군데나 설치돼 있다. 또 지하 1∼3층 주차장에서도 곧바로 중수부로 통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서초동 신청사는 극비소환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전실장 외에 안영모 전동화은행장, 장한규 전동아투금사장, 송한청 동화은행 전무, 나응찬 신한은행장, 주규식 한보그룹상무등 대부분 핵심인물들의 소환사실은 이들이 귀가조치된 이후에야 밝혀졌다. 검찰은 앞으로 소환할 재계인사들에 대해서도 「수사상 보안」등을 이유로 대상과 시기를 비밀에 부칠 것으로 보여 보도진과의 숨바꼭질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박정철 기자>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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