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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 “95년은 최악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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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 “95년은 최악의 해”

입력
1995.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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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연루 기업들·논노 등 모두 관련제일은행 주요 임직원들은 요즘 밤잠을 못이룬다. 자고나면 은행 이름이 언론에 잇따라 거론되기 때문이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에 연루된 한보와 대우그룹의 주거래은행이 제일은행이고 노씨의 사돈기업인 선경그룹과도 주거래관계다. 얼마전에는 일부 국회의원이 『제일은행의 몇몇 지점에 노씨의 비자금이 숨겨져 있다』고 폭로하는 바람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제일은행은 이미 올들어 부실화한 유원건설의 처리문제로 곤욕을 톡톡히 치른 상태다. 결국 지난 6월 금융권의 예상을 뒤엎고 유원건설을 한보에 넘겨준 제일은행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혹 하나를 떼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자금 사건에 한보가 연루되면서 실제로는 혹이 더 커졌다고 느끼게 됐다. 한보그룹에 대한 제일은행의 여신은 5월말 현재 6,556억원에 이르며 여기에 유원건설의 여신 4,282억원을 합하면 1조원을 넘어선다. 한보가 비자금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제일은행의 부실화는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얼마전까지 자금악화설이 계속 돌았던 우성건설의 주거래은행도 제일은행이다.

제일은행은 또 지난 3일 법정관리중 부도를 낸 의류업체 (주)논노와 계열사인 논노상사에도 210억원의 대출을 해주고 있다. (주)논노에 대출을 해준 은행들 중에는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업계 1,2위를 다투는 「제일 잘나가는 은행」으로 꼽혔었다. 그러나 올들어 유원건설의 제3자 인수 이후 잇달아 불운이 겹치면서 지금은 「제일 걱정되는 은행」으로 추락했다. 제일은행 사람들은 이때문에 「올해는 최악의 해」라고 주저없이 말하고 있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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