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에 더 큰 상처” 해석… “선수치길 잘했다”/“양비론에 휩쓸릴수도” 장기적으론 부정적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20억원 수수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에 대해 지금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전략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보고 있을까, 아니면 성급한 실착이었다며 후회하고 있을까.
김총재가 지난주 중국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을 당시 당내에는 『공연히 여권에 공격의 빌미만 제공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국민회의를 포함한 야권의 공세초점이 김영삼 대통령이 노태우 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쪽으로 모아지는등 상황이 변하자 이제는 『선수를 치기 잘했다』는 긍정론이 힘을 얻고있는 분위기이다.
지난 1일 지도위회의에서도 대부분 참석자들은 『처음에는 비판도 있었지만 지금은 김총재의 진실성이 부각되고 있는 반면 김대통령은 계속된 거짓말로 국민적 저항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총재의 「고해성사」가 국민에게 『김대통령은 훨씬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았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계기로 작용, 김총재보다는 김대통령이 더 큰 상처를 입고있다는 해석이다. 또 여권이 노씨 소환조사를 통해 먼저 이를 공개했을 경우 김총재는 회생불능의 지경에 몰렸을 것이므로 사전에 고백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왕 「엎질러진 물」에 대한 합리화일뿐 『장기적으로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부정적 견해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내역이 공개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희박해 결과적으로 김총재만 피해를 볼수도 있다는 것이다.
설령 김대통령이 공개거부로 인해 그에게 비난여론이 쏠린다해도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여권의 「양비론」에 휩쓸릴 위험성이 적지않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한 중진의원은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은 아무리 여권의 비리가 엄청나다 해도 김총재는 이와 상관없이 20억원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대선을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 정국에서 김총재의 시인에 따른 「후유증」이 대여공세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악재가 되고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김총재의 수수액수가 과연 20억원뿐이겠느냐』는 정치권일각의 계속된 의혹제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구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김총재의 「침묵」이 자숙의 의미와 함께 그의 착잡한 심경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은 바로 이러한 어두운 측면들 때문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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