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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놀랍고 가슴아프다”/귀국 김종인씨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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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놀랍고 가슴아프다”/귀국 김종인씨 일문일답

입력
1995.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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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때 조성사실 몰라,규모 충격적『놀랍고 가슴 아프고 걱정스럽다』

지난달 2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귀국한 김종인 전청와대경제수석은 2일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에 대한 소감을 「고통」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자신이 모시던 통치권자가 부정축재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이 그에게 고뇌와 침묵을 강요하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김전수석은 『왜 그 양반(노전대통령)이 그렇게 했는지… 너무 잘못했다』고 소회의 일단을 내비쳤다.

그는 『내 입장을 얘기하는게 변명으로 오해받을수 있다』며 인터뷰를 극구 거절했지만, 몇몇 대목에 대해서는 나름의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미국으로 출국한 이유는.

『슐츠전국무장관과 만나기로 한달전에 약속했기 때문이다. 슐츠씨가 지난 9월 상처해서 위로차 방문한 것이다. 슐츠씨는 한소수교에 큰 역할을 하는등 나에게는 남다른 친구다. 일부에서 도피성 외유로 몰아가는 태도는 참을 수 없다』

―노전대통령 비자금 조성을 경제수석 재임당시 알았나.

『몰랐다.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노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보면서 남아있는 비자금 규모에 깜짝 놀랐다. 비자금 등의 은밀한 일은 테그너크라트가 아닌 심복인사들이 맡는게 상식 아닌가』

―대기업의 헌금은 경제수석이 담당하는게 아닌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내가 경제수석이 되자마자 한 일이 대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매각이었고 그후 문어발식경영 근절, 업종전문화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의 비난, 음해도 많이 받았다』

―일부에서는 「재벌 때리기」가 비자금 조성의 한 수단이었다는데.

『지어낸 얘기다. 92년3월 경제수석에서 물러날 때까지 특혜조치가 있었는지 보면 알 것이다. 노전대통령에게 여러차례 「대기업 오너와 독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때 더 강하게 진언하지 못해 아쉽고 책임을 느낀다』

―비자금의 일각이 드러난 동화은행 사건으로 구속되지 않았는가.

『안영모 전행장이 내가 전국구로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돈을 주었다. 그때는 이미 은행장재선이 확정된 상태였고 나는 정치자금으로 생각했다. 물론 검찰과 법원의 판단은 달라 옥고를 치렀다』

―함승희 전검사가 엄청난 비자금계좌를 발견했다는데.

『당시 함전검사가 나를 조사하면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계좌를 발견했다」고 말하더라. 계좌 소유주는 정계, 금융권에서 영향력이 대단한 인사였다. 그 계좌를 조사하면 파장이 클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검찰주변에서는 참고인으로 조사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동화은행 사건때 나에 대한 조사는 샅샅이 이루어졌다. 검찰에서도 비자금의 중심인물이 누군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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