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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또 사정태풍오나” 긴장/노씨 비자금 파문­정치권 숙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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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또 사정태풍오나” 긴장/노씨 비자금 파문­정치권 숙정설

입력
199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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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없다” 강조속 희생양 우려­여/“정치 복선” 경계 진의탐색 분주­야정치권에 음산한 냉기가 감돌고있다.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파문이 정치권의 숙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풍설이 확산되고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자금파문이 워낙 폭발력있는 사안이어서 이번 사정은 여느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메가톤급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정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야권 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여권 중간보스들도 비자금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뒷말들이 나돌고 있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이 31일 민자당 당직자및 당무위원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여야 구별없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단언하자 정치권 숙정설은 점점 더 그럴듯하게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김대통령이 『이대로는 여야 가릴 것없이 정치불신으로 공멸한다』 『도전을 기회로 만들자』고 말한 대목도 정치권 사정 의지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당직자는 『마치 김대통령이 전쟁에 앞서 출사표를 던지는 장수의 모습 같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다른 중진의원은 『대통령이 뭔가 구상을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살벌함마저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발언은 야당가에도 민감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야권중에서도 국민회의나 자민련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김대중 총재는 20억원 수수사실을 시인했고 김종필 총재는 1백억원 계좌설로 시달리고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나 자민련은 『여권 핵심부의 노림수가 김대중 총재나 김종필 총재 아니냐』고 긴장하고 있다. 두 김총재의 측근들은 내부적으로 여러 채널을 동원해 여권의 진의, 수사 범위를 다각도로 탐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촉각만 곤두세운채 마냥 손놓고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회의의 박지원대변인은 『노씨 자금을 받고서도 안받았다고 거짓말하는 대통령이 가장 수사에 협조하지않는 인물』이라고 즉각 비판했다. 권노갑 의원등 측근들도 『성역없는 수사가 무차별수사, 선별처리로 활용돼온 전례를 기억하고 있다』고 미리 경고했다. 자민련의 안성열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이 대선자금의 공방에서 혼자 벗어나기위한 술수라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양면적인 대응을 하고 나왔다. 민주당의 이규택 대변인은 『정치쇄신은 필요하다』고 환영하면서도 『정치적 복선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이철 총무도 『노씨 비자금의혹과 관련된 사정은 찬성한다』면서 『그러나 정치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사정은 초점을 흐릴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이같은 의구심 제기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외형상 『예외없는 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계파에 따라 목소리가 다르다. 민자당의 민주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김종필총재의 1백억원 계좌설, 김대중 총재의 노씨자금 연루설등이 추가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민정계의원들은 『야당지도자를 치면서 희생양으로 여권인사, 특히 민정계 중진의원의 숙청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너무 강하면 위험한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처럼 정치권 사정설은 여야 모두를 긴장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리고 그 매개체가 노씨 비자금이라는 사실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을 우려하는 소리가 하나 둘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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