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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비자금 처리 속도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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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비자금 처리 속도 시각차

입력
1995.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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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땐 내부 동요 총선 타격­조기 수습론/정면돌파 정치권 재편기회로­전면 수술론비자금파문 처리를 놓고 여권내에서 조기수습론과 정치권의 대수술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같은 입장차이는 단순히 비자금파문처리의 완급을 둘러싼 문제만은 아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총선전략을, 보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정치권판도의 변화를 내다 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보는게 옳다.

현재 다수의견은 조속한 수습을 희망하는 쪽이다. 비자금문제의 확대는 당으로서나 의원 개개인으로서나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물론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총선이다.

이들은 우선 노태우전대통령의 비리가 여권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세운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대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여당후보들의 전반적인 득표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부분 민정계에 뿌리를 둔 조기수습론자들은 파문이 확대될 경우 불똥이 자신들에게 튀는 상황을 우려하는 듯하다. 현단계에서는 6공출신 인사들까지 노전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지만 정치자금문제가 계속 불거질 경우 그 부담은 다시 여권전체에 돌아온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약간 다른 이유에서 조기수습을 원하는 것같다. 총선을 책임진 지도부로서는 비자금파문의 확대가 여권전체의 동요를 초래하게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고위당직자들은 『비자금파문이 오래 갈수록 여권에는 부담이 된다』면서 『가능한 한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직자들은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있는 정계개편문제등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한 고위당직자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는지 벌써 3년째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을 정치권의 대변화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다. 주로 민주계 소장파인 이들은 수적으로는 열세이다. 하지만 비자금파문과 관련,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천재일우 의 기회』라며 정면돌파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만만찮다.

이들은 또 『위기는 기회』라는 논리하에 『비자금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여권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치권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기성정치권의 과거를 모두 청산하고 여권을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여권이 그동안 강조해온 세대교체와도 일맥상통하는 논리이다. 이 주장은 야당의 기성정치인을 겨냥한 것이기도하다.

현단계에서 여권이 비자금파문을 어느쪽으로 끌고갈 것인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대선자금문제등 잠복변수도 적지않아 여권은 안전한 현실과 위험한 이상의 갈림길에서 고심하고 있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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