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불구 전직원 출근 자료 검토/소명서 내용 기대회의 반응 교차초유의 전직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둔 검찰은 휴일인 29일에도 수뇌부 전원이 나와 자료를 검토하는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노태우전대통령의 조사로 6공비자금의 전모가 과연 완전히 드러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있다.
○…노씨의 소환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검청사는 휴일인 이날에도 전직원이 출근, 자료를 준비하고 조사계획을 점검하는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검중수부 이정수 수사기획관은 이날 아침부터 방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자료정리에 몰두했으며 안강민 중수부장도 하오에 청사에 나와 수사팀등에게 노씨의 조사방법 및 적용법률등을 최종 점검토록 지시했다.
중수부 수사관들도 전날 철야 계좌추적작업을 통해 노씨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확보작업을 벌인데 이어 이날 낮부터 다시 마무리 계좌추적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었다.
○…노씨측이 30일 검찰에 넘겨줄 「5천억 비자금 사용내역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주변에서는 기대감과 회의적인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한 검찰관계자는 『대국민사과성명에서 「기업인의 의욕을 꺾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부탁한 사람이 돈을 건넨 기업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금조성경위와 사용처등을 언급할리 있겠느냐』며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검찰관계자는 『알맹이 없는 사과성명서로 여론만 악화시켰던 만큼 이번에는 자세한 내역서를 제공하지 않겠느냐』며 『3천3백억원의 대략적인 사용처와 잔액 1천7백억원의 소재는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검찰은 비자금내역서의 충실도에 따라 노씨의 소환조사 시기가 당겨지거나 미뤄질 수 있다고 보고 내용이 부실하면 연희동측에 추가로 자료를 요청키로 했다.
○…검찰은 조사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노씨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필수적인 재벌총수들에 대한 조사와 관련, 모든 것을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돈을 건넨 재벌총수들을 대략적으로 파악했느냐』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아직은 계좌추적 단계일뿐』이라고 계속 부인했다.
검찰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미 돈을 준 10여개 재벌그룹 총수들을 파악해 놓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파장등을 고려, 이들의 사법처리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결정되지 않아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씨의 소환이 임박함에 따라 노씨가 조사받을 대검 중앙수사부 귀빈조사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건 주임검사인 문영호 중수부2과장이 노씨를 조사하게 될 귀빈조사실은 중수부 11층에 마련된 8∼9평규모로 모두 2개.
대검이 서초동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VIP의 조사를 위해 11층에 마련한 조사실은 소파와 냉장고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검찰수뇌부가 조사내용을 지켜볼 수 있도록 폐쇄회로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관계자는 『귀빈조사실은 특급호텔 수준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노씨가 이곳에서 한나절정도 조사를 받은 뒤 일단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박진용 기자> ◎안강민 중수부장 일문일답/“노씨 해외은닉재산 수사팀 보강”/상은효자동 계좌는 돈세탁용 박진용>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29일 「6공비리특별수사반」을 구성, 전면수사확대 방침을 시사했다가 곧 번복했으나 노태우전대통령의 부동산과 해외재산에 대한 수사를 처음으로 언급, 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노씨에 대해 스위스은행 거액예치와 부동산은닉등의 의혹이 있는데.
『필요할 경우 부동산과 해외재산은닉여부를 조사할 수사팀을 보강할 방침이다. 수사팀 보강여부는 30일중 결정된다』
―보강수사팀을 「6공비리 특별수사반」이라고 불러도 괜찮은가.
『이름은 무엇이라 붙여도 상관없다』
(그러나 한시간쯤뒤 다시 기자실로 와)『6공비리수사팀은 생각해 본적도 없다. 다만 수사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중수부3과를 추가투입키로 한 것뿐이다. 보강인원은 10여명정도 될 것이다』
―서울 소공동 센터빌딩이 노씨 소유라는 의혹이 있는데.
『현재는 계좌추적만 하고 있어서 알아보지 못했다. 그러나 수사인력이 보강되면 확인하겠다』
―노씨의 스위스은행 계좌의혹에 대해서는.
『스위스 대사관으로부터 정식으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범죄혐의 정도로는 스위스은행에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필리핀 마르코스전대통령의 경우 범법행위로 인한 돈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
―노씨를 언제 어떻게 조사하는가.
『노씨의 소명자료가 도착하면 검토한 뒤 빠른 시간내에 노씨를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소명자료가 부족할 경우 노씨를 일단 불러 자금조성경위등을 조사한 뒤 보강조사를 거쳐 다시 부를 계획이다』
―계좌추적은 얼마나 진척됐으며 돈 준 기업체는.
『아직은 초기단계다. 돈을 준 재벌총수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의 「아름회」명의계좌 추적은.
『아름회 계좌는 92년 5월 개설돼 모두 4억2천만원이 입금됐지만 모두 인출됐고 「한솔회」명의로 다시 계좌가 개설돼 5억5천만원까지 입금됐다가 92년 11월 전액 인출됐다. 액수가 작고 입출금이 잦은 것으로 보아 비자금의 모계좌가 아닌 돈세탁용 계좌로 결론내렸다』<현상엽 기자>현상엽>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