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야시 명인전 8연패에 실패… 1인 독주시대 종식/1∼5위기전 타이틀주인 제각각… 1년새 거의 바뀌어일본 바둑계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 25∼26일 벌어진 일본의 20기 명인전에서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도전자 다케미야 마사키 9단에게 패배, 종합전적 1승4패로 명인에서 퇴위했다. 8연패에 실패한 고바야시의 침몰은 절대강자가 없어진 일본 기계판도를 잘 알려준다.
일본바둑의 혼전양상은 이른바 7대기전의 타이틀 보유현황을 보면 뚜렷하다. 1위부터 5위까지 타이틀 홀더가 제 각각이고 조치훈이 7연패를 이룩한 본인방을 제외하면 6개 기전 모두 최근 1년 사이에 주인이 바뀌었다. 서열 1위인 기성은 고바야시 사토루 9단, 명인은 다케미야9단, 본인방은 조치훈 9단, 십단은 요다 노리모토9단, 천원은 류시훈 6단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조치훈 본인방과 고바야시 사토루기성이 2관왕으로 서열 6위의 왕좌와 7위의 기성위를 함께 차지, 중심권을 형성하고 있다.
요다 십단, 류시훈 천원 등 차세대의 부상이 눈부신데다 린 하이펑, 가토 마사오, 오다케 히데오 9단등 노장들도 올해 7대 기전에서 비록 패했으나 도전자로 나서는등 기세가 꺾이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일본바둑에서 사카다 에이오시대, 조치훈시대, 고바야시 고이치시대와 같은 1인독주시대는 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국제기전에서 성적도 못 내고 국내에서도 무관으로 전락했던 다케미야9단은 명인으로 부활했고 최고기사에서 졸지에 무관으로 전락한 고바야시 고이치9단도 이미 류시훈천원의 도전자로 확정돼 재기를 노리고 있다.
서열상으로는 기성인 고바야시 사토루9단이 1위이지만 일본바둑계의 최정상이 누구인지는 불분명하다. 이같은 혼전양상을 대하는 일본 기계의 분위기가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치열한 경쟁이 전반적 기력상승의 토대가 된다는 생각보다 일본바둑을 확실히 대표할 만한 간판스타가 없다는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최근 내한한 일본기원 관계자는 『일본기원을 팔아서라도 이창호같은 기재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