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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인사들 “설자리 어딘가” 곤혹/노씨 비자금파문­동요하는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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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인사들 “설자리 어딘가” 곤혹/노씨 비자금파문­동요하는 여권

입력
199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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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여론 더욱 악화 입지 축소/총선 앞두고 물갈이 대상 걱정비자금 파문의 유탄이 민자당 의원들에게도 쏟아 지고있다. 6공시절 고위 직에 있었거나 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군출신 정치인들은 비자금파문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빠졌다. 자신들에게 쏠리는 곱지않은 시선뿐 아니라 향후 정치적 입지축소를 의식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들 6공출신 의원은 비자금사건이후 각별히 말을 삼간다. 노전대통령을 옹호할 수도, 그를 마구 비난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6공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냈던 군위·칠곡의 장영철 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고심을 거듭했다. 비등한 여론을 의식하면 비자금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과거 「모시던」 노전대통령을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장의원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다른 주제를 다뤘다.

이처럼 6공에 신세진 여당의원들은 앞장서서 노전대통령을 비판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내심 노전대통령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나는 사실 6공보다는 5공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한다. 노전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불만의 표정이 역력하다.

이들은 비자금파문에 대한 이같은 개인적 감상뿐 아니라 자신들에게 돌아올 실질적 피해를 생각하기도 한다. 일단 6공인사라는 사실 때문에 휩쓸려 매도될 것을 우려하는 눈치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드러난 비자금파문이 자신들의 정치적 위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고있다.

실제 6공출신 의원들은 대부분 민자당이 약세를 보이고있는 대구·경북출신이다. 영주의 금진호 의원은 노전대통령의 동서이고 구미갑의 박세직 의원은 육사후배이자 6공시절 안기부장을 지냈다. 의성의 김동권 의원은 노전대통령측의 강력한 후원으로 공천을 받았고 경북고 후배인 경주갑의 황윤기 의원도 비슷한 「신세」를 졌다.

대구·경북지역의원들은 이번 비자금사건에 대해 한결같이 『큰일났다』는 반응이다. 지구당에 항의전화가 빗발친다고 하소연하는 의원도 있다. 노전대통령의 친구이면서도 광주문제처리로 그와 소원해진 대구의 정호용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지역여론이 좋지 않은데 비자금파문으로 더욱 악화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물갈이설에 시달리던 상당수 6공출신 의원들은 이같은 지역여론의 악화가 곧바로 당선가능성 저하로 이어져 공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있다. 또 당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자신들을 「속죄양」으로 삼게될 가능성도 내심 걱정하는 듯하다.

다른지역의 6공출신 의원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6공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해의 김영일 의원과 안기부장 비서실장을 지낸 사천의 김기도 의원 등도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비자금파문은 또 민자당의 6공인사 영입계획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정해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서동권 전 안기부장등은 이미 영입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비자금파문은 6공출신 인사들의 입지를 대폭 축소시켜 자연히 6공인사들에 대한 물갈이설과 그에 따른 당내동요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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