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탈퇴 여론우세속 금융시장 혼란퀘벡주가 과연 캐나다에서 분리독립하고 캐나다는 국토분단의 위기를 맞을 것인가. 퀘벡주는 오는 30일 캐나다연방으로부터의 독립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그동안에는 「독립불가」가 지배적 여론이었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분리세력이 승리하는 극적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점차 우세해지고 있다.
퀘벡주는 80년에도 같은 내용의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59%대 41%로 독립안이 부결됐었다. 지난주 각종 여론조사결과는 일제히 「예스」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51대 49, 52대 48등으로 박빙의 우세이기는 하지만 종전 「노」우세의 응답과는 사뭇 다르다.
분리독립 가능성은 잠잠하던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캐나다 달러화는 지난 20일 이후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고 22일엔 0.55센트 하락, 1일기준으로 3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퀘벡독립시 초래될 경제혼란을 우려해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설마했던 연방정부는 뒤늦게 수습에 나서 자금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장 크레티앵총리도 24일 독립반대집회를 주도, 『캐나다는 지금 분단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이날 집회에서 분리독립움직임을 주도하는 퀘벡주내 프랑스계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퀘벡의 자치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방헌법을 개정할 용의가 있다는 양보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방주의자들은 퀘벡이 이번에도 독립하지 못할 것으로 믿고 있다. 우선 독립열기가 덜하다. 부결로 끝난 80년 투표 직전에는 여론조사의 지지율이 80%에 달했는데도 막상 뚜껑을 열자 50%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엔 사전여론조사에서조차 겨우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또 분리독립은 가뜩이나 좋지않은 퀘벡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70년대말 캐나다 최대 도시로 번영을 구가하던 퀘벡주의 몬트리올이 독립운동의 확산과 함께 기업과 자금의 대탈출로 쇠락한 쓴 경험도 있다. 따라서 퀘벡인들은 프랑스계 특유의 기질대로 투표전에는 독립을 외쳐대도 결국은 다수가 반대에 가세한다는 게 연방측의 분석이다.
퀘벡은 캐나다 10개주중 유일하게 불어가 공용어이며 주민의 80%가 프랑스계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계 캐나다 주류와 한 국경안에서 살기에는 여러모로 불편하다는 게 독립파의 주장이다. 영국계에 눌려 살 수 없다는 프랑스계의 자존심도 근저에 깔려 있다. 따라서 정치·경제적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독립을 쟁취, 북미대륙에 제2의 프랑스를 건국하자는게 독립파의 염원이다.
캐나다 인구의 25%, 면적의 15%, 경제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퀘벡의 주민들은 자존심과 실리,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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