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강경론과 차이 커 입지 좁은편/여론에 밀려 타의외유 가능성도6공 비자금파문으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여있는 노태우전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까. 노전대통령측은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본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만을 되풀이하며 검찰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사태가 더이상 악화되지않고 일정수준에서 봉합되기를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여권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전모공개및 대국민사과와 함께 낙향까지 요구하고 나서 벼랑끝에 서있는 상태이다. 더욱이 민자당내 소장파의원들은 『노전대통령이 국내에 머물고있는 한 문제해결이 어렵다』며 장기외유를 촉구하고 있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노전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있다.하나는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본뒤 대국민사과와 비자금 헌납을 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자진해서 재산헌납을 선언하는 방법이다.
정치권에서 6공청산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등 사태가 연일 악화되고있는 점을 감안할 때 6공측이 종전입장에서 한발 후퇴, 검찰수사결과 발표전에 대국민사과및 해명을 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먼저 6공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 대국민사과와 문제가 된 비자금의 헌납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6공측이 선검찰수사 후사과및 해명의 수순을 생각하고있는 반면 여권은 대국민사과 및 비자금전모 공개를 선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절충여부가 주목된다.
대국민사과를 하더라도 발언수위를 어느수준으로 할지도 6공측으로서는 고민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김윤환 민자당대표가 『비자금을 개인적으로 보유하고있는 것이 잘못된 일임을 명확히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한다』고 윤곽을 제시했지만 노전대통령측은 이부분에 대해 여전히 못마땅한 반응이다. 비자금헌납도 간단치않다. 여권은 6공당시 조성된 모든 비자금의 헌납을 요구하고있지만 6공측은 이번에 문제가 된 4백85억원의 헌납만을 생각하고있다.
가장 시선을 끄는 대목은 노전대통령이 고향인 대구로 거처를 옮기라는 낙향 요구를 수용할 지여부다. 물론 노전대통령측은 『대국민사과나 비자금헌납은 몰라도 거처를 옮기는 것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하지만 5공청산 당시 전두환전대통령이 백담사로 유배생활을 떠났듯이 대구인근의 산사로 거처를 옮기거나 해외추방형태의 외유길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노전대통령은 여권핵심부가 6공과의 단절의지를 분명히하고 있는만큼 국민여론에 밀려 타의의 선택을 강요당하는 불운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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