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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은 여러차례·전달은 직접”/검은돈 거래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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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은 여러차례·전달은 직접”/검은돈 거래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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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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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전 세탁·받은후 세탁… 최근엔 현금 선호/독대때 「눈도장」 확실히 찍고 반대급부 챙겨검은 돈은 여러 차례의 세탁을 거쳐 최초 전달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도록 위장된다. 이 돈은 또 주고 받는 사람간 눈도장까지 필요하다. 「세탁은 여러차례, 전달은 직접」한다는 것은 검은돈 거래과정의 불문율이다. 여러 차례의 세탁을 거쳐 만일의 경우에도 이동경로를 알 수 없게 하되 당사자간 직접 수수함으로써 외부의 눈을 피하고 반대급부를 확실히 받아놓는 것이다.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차명예치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4백85억원 역시 상당액이 돈세탁을 통해 탈색된 것으로 밝혀져 검찰의 계좌추적에 커다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돈세탁의 가장 고전적이고 대표적 방식은 금융기관 입출금시 수표→현금→수표→현금식으로 번갈아가면서 거래하는 것. 여기엔 여러 은행의 여러 계좌를 옮겨다니거나 거액수표를 소액수표로 분할해 교환하고 이를 다시 거액수표로 바꿔어가는 방식도 병행된다. 계좌가 자주 바뀌거나 중간에 현금거래가 끼면 추적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그러나 교과서적 세탁법을 토대로 파생된 응용수법도 많다. 대부분 금융기관의 조직적 개입이나 방조를 필요로 한다.

우선 수표를 현금으로 바꿀때 전표에 꼭 수표번호를 남겨야 하지만 돈세탁을 위해 금융기관직원이 전표에 다른 수표번호를 적어 넣을 수 있다. 수표추적과정에서 종종 다른사람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은 바로 이같은 경우다.

수표발행시 컴퓨터입력을 늦춰 수표발행시각을 조작하는 수법도 있다. 수표 발행 직후 컴퓨터에 수표발행시간을 입력시키지 않고 있다가 고객이 다른 지점에서 이를 현금으로 바꿔간뒤 입력시키면 결국 발생시간보다 결제시간이 빨라지는 혼란이 생기게 된다.

수표전표나 마이크로필름을 훼손시키는 방법이 있다. 금융기관들은 발행수표의 앞·뒷면을 촬영, 마이크로필름형태로 일정기간 보관해야 하는데 최근 자금추적과정에서 고의로 추정되는 마이크로필름 훼손사태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자신의 돈을 타인명의로 예금한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이 있다. 주로 검은 돈으로 부동산을 사거나 사업을 벌일때 사용되는데 만약 세무조사나 자금출처조사를 받을 경우 부동산구입 및 사업자금의 출처를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검은돈은 전달자가 미리 알아서 세탁, 전달하는 경우도 있고 받는 쪽의 전담자가 탈색시키는 경우도 있다. 양쪽 모두 일정부분씩 세탁을 맡기도 하지만 대부분 큰 돈일수록 받는 쪽 전담자가 고도의 기술을 발휘한다. 이를 맡는 사람이 힘을 갖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전달만큼은 철저하게 직거래라는 것이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비자금의 경우 과거에는 대통령 독대때 일단 전달사실을 밝힌뒤 관계비서관에게 돈가방을 놓고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등에게 전달되는 비자금은 직접 전달하지만 꽃바구니등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에는 수표추적이 워낙 간단해 주로 현금으로 주고 받고 거액이 오갈때에는 보따리와 골프백 등도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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