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 연합 첩보위성개발/콜 총리,클린턴 회유 거부/프랑스 주도 프로젝트/「헬리오스2」 참여 합의미국이 제공하는 첩보위성 정보에 100% 의존해 왔던 프랑스와 독일이 탈미국을 외치며 양국합작 첩보위성을 쏘아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언론보도에 따르면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최근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는 헬리오스(HELIOS) 첩보위성 프로젝트에 20억마르크(14억달러)를 지출키로 결정, 양국공동으로 첩보위성을 제작·발사키로 했다는 것이다.
헬리오스 프로젝트는 프랑스가 『유럽이 독자적인 위성첩보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그동안 독일은 프랑스의 적극적인 제의에도 불구하고 대미관계를 고려해 참여를 망설여왔다.
프랑스는 이에따라 독일의 참여없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부터 극히 일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지난 7월 사상최초로 헬리오스1 첩보위성을 궤도에 띄워 올렸다. 헬리오스1은 그러나 독일이 빠짐으로써 서유럽공동의 최초 첩보위성이라는 의미가 반감됐는데 이번에 독일이 헬리오스2 제작에 전폭 참여키로함으로써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헬리오스 프로젝트는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위성첩보 우산」 속에 있었던 서유럽국가들의 홀로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로인해 미국의 대유럽 영향력이 크게 줄게 되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그래서 미국은 그동안 헬리오스 프로젝트의 추진을 사나운 눈길로 쏘아보았으며 특히 독일이 프랑스와 손을 잡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쏟아왔다.
미국은 와해작전의 일환으로 클린턴대통령이 직접 나서 콜총리에게 최근까지도 달콤한 제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국의 록히드 마틴사가 5억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독일에 첩보위성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던 것. 미국이 최고의 군사보안시스템인 첩보위성을 외국에 판매하겠다고 나서기는 전례없는 일이다. 그러나 독일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의 압력과 유럽내 위상을 감안, 미국의 유혹을 뿌리쳤다.
프랑스 주도로 유럽의 헬리오스 프로젝트가 추진된 계기는 걸프전 당시 미국의존형 군사첩보체계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미행정부와 의회간에 대보스니아 무기금수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면서 미국이 프랑스 독일등에게 첩보위성의 보스니아관련 정보의 제공을 돌연 중단, 헬리오스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유럽국가들이 모두 인정하게 됐다.
지난 7월 발사된 헬리오스1 첩보위성은 장비와 기술력의 한계로 구름이 없는 낮에만 정보수집이 가능하나 앞으로 5년내 발사될 불독합작의 헬리오스2 위성은 밤에도 지상촬영이 가능해 미첩보위성의 수준을 바짝 뒤쫓게 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