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실장에 보고받은후 “그럴수가” 망연자실/“사과·해명” 측근건의 수용뜻… 낙향등엔 반발지난 19일 민주당 박계동 의원에 의해 6공 비자금문제가 처음 터져나온 이후 노태우 전대통령은 외출을 삼간 채 연희동자택에 칩거하고 있다. 예전같으면 측근들을 통해서라도 한번쯤은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을 법도 하지만 5일째 침묵으로 일관하고있다. 다만 자택을 찾아오는 측근들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며 자문을 구하는 것외에는 좀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있지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의 내심은 편할 리가 없다. 검찰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한숨짓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말도 들린다. 그는 지난 8월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발언파문때는 구체적인 물증이 제시되지 않아 일단 안도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전혀 달라 당혹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박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때만 하더라도 노전대통령은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저녁 이현우 전청와대경호실장이 연희동자택으로 찾아와 노전대통령에게 이실직고하자 한숨을 지으며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라고 그 자리에 배석했던 한인사가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노전대통령은 6공시절 핵심인사들이 연희동자택으로 찾아와 한결같이 사과와 해명을 건의하자 이에 일단 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족들이나 핵심측근들도 『모든 것을 훌훌털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야한다』고 강조하고있어 초창기의 격앙된 자세에서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노전대통령은 대국민사과나 비자금의 헌납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노씨의 한 측근은 『6공측도 정치자금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히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있다』고 말해 노전대통령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은 여권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낙향이나 해외거주방안에 대해선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측근들이나 내방객들에게 『낙향이나 해외로는 절대 나갈 수 없다』며 간간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연희동자택을 방문한 한 인사가 그의 심경을 전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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