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새뮤얼 버거미대사 본국보고【워싱턴=연합】 주한미대사관은 박정희·윤보선 두 후보가 팽팽하게 대결했던 지난 63년의 제5대 대통령선거 당일 『개표 결과 윤후보가 박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김종필 일파가 두 후보를 차례로 암살할 계획』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본국에 보고했던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올해초 비밀 해제된 63년 10월 15일자 미국무부 전문(491호)에 의하면 윤후보가 민주공화당 소식통으로부터 귀띔받은 것이라며 그의 비서가 이같은 첩보를 미대사관 요원에 알려 왔고 새뮤얼 버거 당시 미대사는 이를 딘 러스크 미국무장관에게 바로 보고했다.
이 전문은 『개표 결과 윤이 박을 앞설 경우 김종필 일파는 먼저 박(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을 암살하고 그 다음에 윤후보도 제거할 계획』이며 『이는 다른 리더십 밑에서 군사정부를 연장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전문은 『이 첩보에 많은 신빙성을 부여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그 가능성들을 무시하도록 건의하지는 않겠다』고 보고하고 있다.
김종필 현자민련총재는 63년1월 중앙정보부장직에서 물러난뒤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유에 나서 선거당시 미국에 체류중이었으며 선거결과 박후보가 유효득표율 46.65%로 45.10%의 윤후보에 신승했었다.
미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윤후보가 우세를 보이던 개표 초반 『지금까지의 개표결과 윤후보가 대통령에 재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또 다른 비밀전문을 러스크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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