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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장편 「외딴방」·최문희 소설집 「크리스탈… 」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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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장편 「외딴방」·최문희 소설집 「크리스탈… 」 출간

입력
1995.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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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소 여류작가 신작 가을문단 풍요롭게/여공생활 시린 삶·문학열망담은 자전적얘기/정통소설작법 가족간 갈등 탄탄한구성 묘사아름다운 문체로 소설읽기의 재미를 선사해온 신경숙(32)씨와 올해초 1억원고료 국민일보문학상과 2,000만원고료 작가세계 문학상에 동시 당선한 최문희(60)씨. 두 여성작가가 최근 신작소설을 냈다.

「이 글은 사실도 픽션도 아닌 그 중간쯤의 글이 될 것같은 예감」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신씨의 장편 「외딴 방」(문학동네간·전 2권)은 10대 후반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78년 열 여섯살에 정읍을 떠나 구로공단에서 여공생활을 한 몇년간의 체험이 격동하는 유신시대의 사회상과 함께 펼쳐진다.

일당 700원 월평균임금 1만 9,400원. 산업체 특별학급에 가려고 노조를 탈퇴해야 했던 갈등과 부끄러움, 시린 삶 속에서 부대끼며 문학을 하게 되는 과정등을 고백한 이 작품에는 신경숙소설의 매력인 연민과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배어 있다. 79년의 YH사건으로 어떤 노동자가 죽었고, 방 서른 일곱개가 빼곡한 가리봉동 벌집에서 함께 지냈던 외사촌 희재언니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목숨을 끊었다. 여리고 무기력해만 보이던 「나」는 이제 작가가 되어 「이름도 없이, 물질적 풍요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이, 그러나 열 손가락을 움직여 끊임없이 물질을 만들어내야 했던 그들을 친구들이라고 부른다. 그들이 나의 내부에 퍼뜨린 사회적 의지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가 침묵할 때」 「율리시즈의 초상」등 장편으로 신인답지 않은 역량을 보여준 최씨는 첫 소설집 「크리스탈 속의 도요새」(문학과 지성사간)에서 사소설이나 실험소설이 붐을 이루는 시류를 거스르듯 정통 소설작법을 탄탄하게 구사하고 있다.

표제작등 중·단편 다섯 작품은 대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 단편 「황홀한 소통」에서는 약국을 운영하는 아내 윤선과 직장을 그만둔 남편 준기를 대비시켰다. 준기는 결혼전 정관수술을 했는데도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자 신경의 교란을 일으킨다. 「크리스탈…」에서는 이복자매인 상님과 현이, 그들의 남편인 연무와 선우가 벌이는 갈등을, 중편 「숨쉬는 빛」에서는 도공으로 예술혼을 불태우는 한촌과 아들 도윤과 제자 화수, 도윤과 사촌이 되는 도숙 사이에 가려진 가족사와 예술에의 열정을 그렸다. 작가는 평범한 가족상과 거리가 있는 여러 상황을 설정하고 주인공들의 내면과 그 주변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간단한 정황도 허투루 묘사하지 않는 점이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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