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적 인류학」 새 경지 개척/브라질 원주민 친족체계 집중분석레비 스트로스(LEVI―STRAUSS)의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는 구조주의적 인류학이라는 인류학의 새 경지를 개척한 저서이다. 오늘날 세계 지성계를 주도하는 흐름이 구조주의로 대표되는 프랑스철학이라면, 레비 스트로스는 바로 프랑스 구조주의의 창시자이다. 언어학자 소쉬르와 로만 야콥슨의 방법론을 계승한 그가 구조주의인류학을 수립하며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프랑스 구조주의」는 자크 라캉의 초현실주의 심리학, 롤랑 바르트의 문예비평, 루이 알튀세르의 마르크시즘, 미셀 푸코의 철학등으로 가지를 치며 울창한 숲을 이룬다.
55년 출간된 「슬픈 열대」는 레비 스트로스가 1930년대 브라질로 가 현지 원주민들과 거주하며 미개문명사회를 연구한 성과물이다. 연구대상은 브라질 내륙지방에 거주했던 4개의 원주민 부족―카두베오족, 보로로족, 남비콰라족, 투피 카와히브족. 그가 주목한 것은 사회를 유지하는 친족체계의 기능이었다. 특히 친족체계중 「근친금혼」이라는 문화현상을 집중 분석, 원시부족의 결혼제도에 「호혜성의 원칙」이라는 교환구조가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부녀간, 모자간의 결혼, 부모가 같은 남매의 결혼을 금지한다」는 근친금혼풍속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듯 여자라는 기호를 교환하며 부족사회가 유대·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교환구조」라는 것이다.
구조적 시각으로 문화현상과 인간사회를 이해하는 레비 스트로스의 인류학은 초월적 존재를 부정하는 칸트철학에 뿌리를 둔 것으로 20세기초 프랑스를 지배한 실존철학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슬픈 열대」라는 제목은 광대한 원시림이 황폐화해 생존의 한계에 이른 원시부족의 비극을 표현한 것이다.
1908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유대계 프랑스인 부모사이에서 태어난 레비 스트로스는 프랑스에서 자라났다. 파리대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최연소 철학교수자격을 얻었던 그는 1930년대부터 브라질 인디언들의 풍속을 연구하며 인류학으로 눈을 돌렸다. 현재 86세. 최근 브라질 현지조사 당시 찍었던 사진첩 「브라질의 향수」를 펴내 학문에의 변함없는 열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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