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두고 흥미로운 분석을 한 학자들이 있다. 코넬대 로버트 프랭크교수와 듀크대 필립 쿠크교수는 갈수록 벌어지는 미국사회 소득격차의 원인제공자로 「승자독식의 시장원리」를 지목한다. 미국사회의 어느 분야에서건 빼어난 소수가 파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고만고만한 다수가 나머지 파이 조각들을 나눠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같은 현상에 표현을 달리해 「슈퍼스타 경제학」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학자들도 있다. 시카고대 셔윈 로젠교수가 그 대표격으로, 천문학적 수입을 올리는 소수의 슈퍼스타들이 미국사회 재화분배의 목줄을 쥐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아닌게 아니라 미국 최고 경영자(CEO)가 벌어 들이는 평균수입은 공장 노동자의 그것에 비교해 53배나 된다. 이 수치는 지난 80년의 42배에 비해서도 11배 늘어난 것이다. 프로야구 경우를 보더라도 2백명의 스타 선수들이 한 시즌에 1백만달러 이상씩 챙긴다. 80년에는 딱 한 선수, 놀란 라이언만이 1백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았을 뿐이다. 「스타」하면 가장 먼저 연상하는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스타들이 있지만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실베스터 스탤론, 데미 무어, 짐 캐리등 몇몇 슈퍼스타를 빼곤 별 대접을 받지 못한다.
슈퍼스타 독식현상 원인은 글로벌 경제체제의 팽창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면서 국제적 명성이 있는 슈퍼스타만이 안정적인 돈벌이를 보장해줄 수 있게 됐고, 그 결과 슈퍼스타 편중현상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현상이 갖는 역기능이 만만찮다는 것인데, 슈퍼스타들의 돈주머니에 고정된 수많은 청소년의 시선이 땀과 노력의 각오보다는 운과 요행을 향해 번들거리고 있음을 보는 것은 이 현상이 피할 수 없는 대세임을 인정하는 것만큼이나 마뜩찮다.<뉴욕=홍희곤 특파원>뉴욕=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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