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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선제의 검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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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선제의 검토(사설)

입력
199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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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과 화물적체의 심화로 날이 갈수록 물류난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물류비도 격증,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이제는 물류난과 물류비의 부담이 위험수위에 접근하고 있다. 물류난을 이대로 계속 방치해 둘 수는 없게 된 것 같다.우리나라 육상운송망의 주축인 경부고속도로는 이제 체증이 거의 상시화 돼 고속도로로서의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남해 영동 및 중부고속도로등도 교통혼잡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등 나들이 승용차가 폭증하는 날에는 역시 고속도로의 기능이 반감된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생명력인 물류의 시간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포항제철의 경우 전남 순천 광양제철소에서 경기 부평까지 핫 코일을 운반하는데 빨라야 11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교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심야시간을 이용해야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LG전자의 경우는 평택공장에서 부산항까지 수출품을 수송하는데 보통 15∼16시간이 소요된다 했다. 2, 3년전보다도 운송시간이 5, 6시간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포항제철이 철광석을 미국 피츠버그에서 광양까지 운송하는데 톤당 2만2천1백원이 드는데 비해 철강제품을 광양에서 인천까지 수송하는데는 톤당 2만4천5백원이 드는 기막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포철의 생산성이 높아서 그렇지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처럼 값비싼 운송비용으로는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없는 것이다.

수송난은 육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부산·인천 등 두 주요수출입항 또한 컨테이너등 화물이 만성적인 적체를 보이고 있다. 물동량이 화물처리능력을 압도한지가 10여년이 됐다. 그런가하면 촌각을 다투는 항공화물도 김포국제공항에서 포화상태다.

도로, 항만, 공항등 육·해·공의 사회간접자본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완공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되므로 선행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나 우리는 선행투자는 커녕 급증하는 물동량을 따라 잡는데도 크게 미흡하다. 바로 이 때문에 물류비가 가속도적으로 증가, 93년 현재 3조7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92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제조업체들이 인건비로 지출한 7조2천3백억원의 42%에 상당하는 것이다. 전체 판매 및 일반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인건비(27%)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물류비의 인하를 위해서 당장 손을 써야 한다. 하루아침에 사회간접자본이 늘어날 수 없으므로 우선 급한대로 화물차전용차선제를 도입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서울특별시는 시차원에서 이것을 시도해 보겠다고 나서고 있다. 정부가 전국차원에서 검토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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