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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수재교육/이충국(서울에서 본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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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수재교육/이충국(서울에서 본 평양)

입력
1995.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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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교육정책과 교육제도, 그 실태등은 이미 많은 귀순자들에 의해 전해졌지만 북한에서도 수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80년 초반까지 북한은 수재교육론을 반동교육이라고 규정해왔다. 모든 인민이 평등하기 때문에 특별교육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80년대 초반부터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수재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82년 평양시 보통강변에 평양 제1고등중학교를 설립하고 전국에서 머리가 좋다는 학생들을 특별모집해 특수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 그후 86년에 이같은 성격의 제1고등중학교들을 각도의 도청소재지마다 설립해 수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김일성의 혁명역사같은 정책적인 사상교육도 있지만 수학 물리 화학같은 자연과학과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졸업생들은 군대를 면제해주고 곧바로 대학에 진학시켜 학업을 계속할수 있도록 배려 해준다.

북한 수재교육의 모체는 평양에서 30 떨어진 지방도시 평성에 있는 이과대학이다. 67년 김일성 종합대학의 분교로 설립돼 이과대학으로 독립한 이 대학은 북한 자연과학원 소속이다.

이 대학은 제대한 군인들을 받지않고 고등중학교 졸업생들만을 받아 특수교육을 시킨다. 북한에서 제대한 군인을 받지않는 대학은 이곳이 유일하다. 그래서 이 대학은 수재대학으로 불린다.

학생수는 1천5백∼1천6백명(김일성종합대학은 1만 5천명) 정도 밖에 안된다.

학부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자동화학부등 자연과학 분야 6개이며 예과를 포함해 7년제로 운영된다.

이 대학은 해마다 봄 가을이면 북한의 전체 대학생들이 동원되는 봄 가을 농촌지원등 각종 사회동원이 면제된다. 장학금도 다른 대학의 3배나되는 45원이다. 다른 대학이 15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비 6원과 식비 9원을 받는데 비하면 대단한 특혜이다.

86년 각도에 제1고등중학교들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수재교육은 대학내에 인민반과 중등반을 따로 설치해 인민학교(국민학교에 해당)에 입학할 머리좋은 어린이들을 데려다 조기교육을 시키는게 고작이었다.

84년 북한당국이 훌륭한 교육제도가 만들어낸 상징이라고 자랑한 21세의 김서인박사도 12살때 대학에 입학해 조기교육을 받은 뒤 박사과정을 밟은 케이스다.

교육내용도 6개학부 18개학과에서 자연과학을 위주로 한다. 졸업시에는 3개의 외국어를 구사하게 되고 준박사(석사에 해당)자격이 주어지며 대부분이 과학원에 있는 연구소에 배치돼 연구활동을 계속한다.

학생들도 어려운 교육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학과목 공부에만 매달린다.

서울과 같이 대학 주변에 카페나 노래방같은 오락시설이 전혀 없다. 학생들은 싫어도 공부만 해야한다. 도서관과 강의실에서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잠자는 시간에만 기숙사에 들어가는 정도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뒤떨어진 것은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다. 문제는 인력을 잘못 활용하는데 있다. 김일성 부자에 대한 우상숭배에 기초한 사회체제의 폐쇄성이 바로 일차적인 한계이다.

◇약력

▲68년 양강도 김형직군 (전 평북 후창군) 출생

▲양강도 월탄고등중학교 졸업

▲평성 이과대학 생물학부 생화학과 졸업

▲신의주 제2사범대학 출 판소 근무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직속 핵화학방위국 반핵반 원자분석소 계산과 근무

▲93년 압록강을 건너 제3 국을 통해 귀순

▲수협중앙회 국제협력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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