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이 처한 정확한 형편과 김정일 등 지도부의 권력상황, 그리고 그들의 대남 자세가 어떠한가는 온 국민의 최대 관심사다. 80년대 말 이후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 식량난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소식은 끊임없이 전해졌지만 김일성이 죽은 후에도 김정일 체제는 건재하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어왔던 것이다.따라서 귀순한 북한인민무력부소속 상좌 최주활씨의 증언은 지금까지 귀순한 군인중 최고계급의 인사답게 북한의 권력사정, 저항세력의 동향, 전반적인 주민들의 분위기, 군사력 증강과 대남도발 가능성 등에 관해 매우 신빙성 있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그의 증언 중 모두가 궁금해 하는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와 국가주석직 취임지연이 군부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다. 더구나 김의 독주와 횡포에 반발, 92년 일부 장성들에 의해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얘기다.
최씨의 증언중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거의 광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전력을 다해 왔다는 내용은 주목할 만하다. 수년 전부터 어려운 국가예산 중 50% 정도를 국방비로 투입, 수개 군단을 신설하는 등 1백20만 병력을 유지하는 한편 신형 탱크·항공기·장거리포 등을 도입·생산해 왔으며 현재 군사력의 70%를 평양 이남에 전진배치했다는 것은 단순한 방어용이 아니라 어느 때고 남침할 수 있는 도발용이란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회견 중 군사력 증강과 함께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의 대남전쟁도발 가능성이다. 최씨가 제기한 세가지 가능성, 즉 북한 주민들의 「굶어서 죽으나 싸워서 죽으나」라는 자포자기적 심리의 이용과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에 따른 미군철수 후, 그리고 미국 등이 북한 핵시설을 공격할 경우의 대남군사도발 등은 매우 현실적인 분석이다. 적어도 6·25남침으로 혼이 났던 김일성의 신중성과는 달리 김정일은 예측불허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남도발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최씨의 증언을 종합하면 오늘의 북한은 나라 안팎으로 매우 어렵고 불안정하지만 적어도 대남정책과 자세에 관한 한 김일성 때의 적화 목표, 틈이 있을 때 선동 교란하는 등의 기본자세는 하나도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햇볕론과 동족끌어안기, 막연한 화해가 얼마나 순진하고 북한실상을 모르는 행동인가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와 국민은 최씨가 전하는 북한의 실상과 김정일 등의 대남자세를 분명히 읽고 보다 확고한 대북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지원과 제한적인 경제협력은 추진하되 북한이 적화목표를 버리지 않는 한 강경한 자세와 함께 남침도발에 만반의 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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