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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싼값 임대 곤욕 쥐페 불 총리(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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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싼값 임대 곤욕 쥐페 불 총리(뉴스 메이커)

입력
199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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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 정권 오른팔 “망신”/검찰 「이사조건부 불기소」 이례적결정/아파트 쫓겨나 호화공관 이사 “희화적”알랭 쥐페(49)프랑스총리의 신세가 처량하게 됐다.

쥐페총리는 12일 파리검찰로부터 올해안으로 센강변 자콥가에 있는 57평크기의 시소유 임대아파트에서 나가라는 명령을 받고 이사준비를 하고 있다.

쥐페총리는 90년 파리부시장 재임시 시소유 임대아파트 5채를 자신과 전처· 아들등 일가족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임대해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이같은 권력남용 혐의가 사실임을 확인했으나 문제의 아파트에서 이사를 하는 조건으로 쥐페총리를 기소하지 않는 기묘한 결정을 내렸다.

물론 퇴거명령을 받았어도 쥐페총리가 길거리로 내몰린 것은 아니다. 18세기에 지어진, 지금의 아파트보다 훨씬 호화로운 총리공관으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직 총리가 부당한 방법으로 입주한 아파트에서 쫓겨나 공관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는 볼썽사나울 뿐 아니라 극히 희화적이다.

더욱이 쥐페총리의 부인은 2주후에 출산할 예정이다. 프랑수아 바루앵 정부대변인은 『마티뇽의 총리관저로 입주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졌다』며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쥐페 개인적으로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파리검찰이 「이사조건부 불기소」라는 이례적 결정을 한 것은 그를 기소할 경우 총리사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현 시라크 정권에 엄청난 정치적인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의 결정에 대해 정부측에서는 『적절하다』는 반응이지만 야당등에서는 『프랑스에는 부자를 위한 법과 가난한 자를 위한 법이 따로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쥐페총리는 프랑스 최고의 영재코스인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와 국립행정학교(ENA)등을 거쳐 재무검사관으로 근무하다 86년 처음 국회의원이 된 이후 예산장관 외무장관등을 거쳐 시라크정권의 첫 총리가 됐다. 그는 시라크현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를 시작했고 올해초 프랑스 대선과정에서는 시라크선거운동을 총지휘, 당선에 혁혁한 공로를 세우는등 시라크의 오른팔 같은 인물이다. 프랑스 정치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자타가 공인해 온 그는 어쨌든 이번 사건으로 정치운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조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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