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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삼 「가시철조망」/이오덕 아동문학가(요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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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삼 「가시철조망」/이오덕 아동문학가(요즘 읽은 책)

입력
1995.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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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없고 알맹이만 꽉 차있는 동시집동시가 안 읽히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우리 동시인들의 시에는 우리 아이들의 삶이 없고 현실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조금도 관심을 갖지 않는 내용, 곧 어른들의 취미로 쓴 것이 되어 있다. 다음 또 하나는 얕은 말재주를 부리는 것이다. 많은 동시인들이 시를 괴상한 말재주로 알고 있다. 이래서야 아이들이 동시를 읽지 않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다.

이번에 나온 권오삼씨의 동시집 「가시철조망」(큰나무간)은 이런 우리 동시가 빠져 있는 진구렁에서 시원스럽게 벗어나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으로 반가웠다. 권오삼씨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아 보인다. 그래서 하고 싶은 절실한 말을 쓰다 보니 시에 알맹이가 꽉 차 있고, 알맹이가 차고 보니 말재주가 필요없고 말장난이 있을 수 없다. 시원스럽게 읽히면서 가슴을 울리는 까닭이 이렇다.

이 시인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겨레의 통일이고 평화다.정의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이고, 착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웃사람들에 대한 사랑도 놓칠 수 없는 대문으로 들 수 있다.

이 동시집에는 그림이 없다. 그림이 없는 동시집을 아이들이 읽게 될까? 그런데 동시집에 그려 놓은 그림 치고 제대로 된 그림을 좀처럼 볼 수 없으니 차라리 그림이 없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손에 얼른 잡히지 않을 것같다.

이 동시집에서 가장 짧은 시 한 편을 들어 본다. 제목은 「못」.

못은/망치에게/대가리를 얻어 맞으면/쏙 들어가든지/몸을 꼬부리고 죽어버리든지/둘 중 어느 하나가 되어야 한다.//그러나/사람은 다르다./맞으면/오로지 싸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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