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 AFP=연합】 보스니아 정부와 세르비아계가 12일 0시1분(한국시간 12일 상오 8시1분)부터 60일간의 휴전에 들어갔다고 유엔관리들이 발표했다.이 관리들은 이번 휴전발효로 92년4월 촉발된 내전이 종식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됐다며 내전당사자들간의 평화협상이 이달말께 워싱턴에서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스니아 정부는 이날 휴전합의후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 대통령 성명을 통해 자위적인 행동을 제외한 모든 전투행위를 중단하고 휴전을 엄수하도록 지시했다.
세르비아계 지도자인 라도반 카라지치도 휴전 발효시간을 기해 모든 전투행위를 중단하도록 각급 군부대에 지시했다고 세르비아계 통신 SRNA가 밝혔다.
【브뤼셀 로이터=연합】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 회원국 대사들은 11일 보스니아내전 당사자들의 평화체제 이행을 감독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는 포괄적인 계획안을 승인했다고 나토의 한 소식통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5시간여에 걸친 정책결정 회의가 끝난 뒤 나토 대사들이 유럽지역 최고 연합사령관에게 24시간내로 2차대전이후 최대규모의 병력동원 준비에 돌입하도록 허가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나토 소식통들은 유럽지역 최고 연합사령관의 계획은 ▲통신시설 배치 ▲작전시작 96시간내 핵심지역 장악을 위한 선발대 투입 ▲주병력 투입 ▲주병력 투입 1년뒤 병력 감축 ▲최종 철수 등의 5단계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스니아에 파견될 병력의 구체적인 규모에 관해서는 언급되지않았으나 대략 6만여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2만명, 영국 1만5천명, 프랑스 1만2천5백여명과 독일이 5천여명의 병력을 파견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며 폴란드와 헝가리,슬로바키아, 체코 등도 병력파견에 참여하겠다는 요청을 해놓고 있다.
◎보스니아 3년여 내전 끝나려나/총성 멎었지만 평화 “살얼음”/높은 기대속 “합의파기 빈번” 불안감/내전 종식돼도 전범 처리문제 “골치”
보스니아 내전은 끝날 것인가.
내전 당사자들이 60일간의 휴전에 돌입한 12일 0시1분(한국시간 12일 상오 8시1분) 통금으로 인적이 끊긴 수도 사라예보의 티토 거리를 순찰하던 한 경찰관은 이 물음에 어깨를 으쓱거린 뒤 『지켜 봐야지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어느 누구도 이번 휴전으로 내전이 종식될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못하지만 동시에 3년반동안 계속된 끔찍한 내전이 끝났으면 하는 희망만은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도로 합의된 이번 휴전에 임하는 보스니아 정부와 세르비아계의 자세가 예전과 다르다는 점이 일단 내전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수십차례나 있었던 휴전중 가장 길었던 것이 8일간이었다는 사실은 휴전이 평화를 보장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보스니아 내전 발발 일주일만에 전격 체결됐던 휴전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파기됐었다. 그 뒤 35차례의 휴전이 이런저런 구실로 무산되면서 유럽의 「킬링 필드」 보스니아는 「휴전 합의안의 묘지」가 됐다.
게다가 세르비아계가 휴전위반 사례 발생시 보복공격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고 보스니아측도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가 계속될 경우 휴전은 물론 평화협상도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 휴전은 살얼음판위에 놓여 있는 형국이다. 또 이달말 워싱턴에서 개최될 평화협상이 영토분할과 권력배분등의 난제로 교착에 빠질 경우에도 휴전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휴전이 내전종식으로 이어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그중 가장 골치아픈 것은 전범처리 문제다.
지난 93년 유엔결의에 따라 설치된 구유고 전범재판소는 이미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와 군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등 세르비아계 42명과 크로아티아인 1명을 전범으로 기소한 상태다. 20만명이상이 희생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내전」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은 비등하지만 평화의 열쇠를 쥔 최고위 인물을 단죄하는 일은 쉽지도, 간단치도 않은 문제이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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