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통일이후 바라보는 적극적인 양정시급”/성진근(특별기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통일이후 바라보는 적극적인 양정시급”/성진근(특별기고)

입력
1995.10.12 00:00
0 0

◎국제쌀값 가파른 오름세 거듭/이젠 생산기반유지가 급선무세계곡물시장, 특히 쌀시장의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의 쌀 소비국인 중국이 쌀 순수출국(93년 1백50톤수출)에서 금년에는 순수입국(1백50만톤 수입전망)이 될 전망이다. 만약 중국의 쌀 수급불균형 상태가 지속되어 앞으로 국내수요량의 10%만 수입한다고 하더라도(94년의 경우 1천7백만톤) 전체 국제교역량을 상회하는 양이므로 국제쌀시장은 엄청난 진통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올들어 태국은 예년보다 쌀 수출량을 3분의2수준으로(6백만톤에서 4백만톤으로), 베트남은 절반이하로(2백30만톤에서 1백만톤으로) 줄여잡고 있다. 미국 역시 생산량이 작년보다 2%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국제쌀 수급상의 변화때문에 국제 쌀값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과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난 3월보다 8월의 국제쌀값은 20∼30%정도 상승했다.

한편 국내의 식량자급도는 90년의 43.1%에서 매년 3%씩 크게 떨어져서 95년에는 28%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식량자급률을 그나마 지탱해 왔던 쌀 자급률마저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쌀소비량의 감소속도(연평균 0.93%)보다 훨씬 빠른 쌀생산감소(연평균 2.77%)때문에 국내의 쌀자급률은 96년부터 90%이하 수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2004년에는 77% 수준에까지 이르게 될 전망이다. 국내의 재고량도 금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장수준 6백만섬에도 미달하는 적정재고량의 75%(4백50만섬)정도가 될 전망이며 우루과이 라운드(UR)협정에 따른 최소시장접근(MMA)에 의한 의무적 수입물량 이외에도 적정재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년부터 당장 외국 쌀의 추가적인 수입을 서둘러야 할 판이다.

금년의 추곡수매에 대한 정부방침은 UR협정상의 제약을 빙자하여 수매가동결과 수매량감축(전년보다 90만섬 감축)으로 요약된다. 만약 정부방침대로 추곡수매가 진행될 경우 농가의 쌀재배의욕은 크게 감퇴되어 최근들어 급속히 감소되고 있는 쌀재배면적의 감소속도(90∼95년 연평균 3만6천7백㏊)는 도저히 완화시킬 수가 없다.

쌀농사가 이대로 위축되어간다면 우리 국민경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사회적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그러므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쌀 재배면적의 급속한 감소추세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이 국가경영전략 차원에서 시급히 수립되어야 할 때이다. 그것은 추곡수매정책을 단순히 농가소득을 지지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목표로부터 국민 먹거리확보를 위한 안정적인 생산기반의 유지라는 보다 거시적인 목표로의 전환에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쌀 생산비의 상승에도 불구하도 수매가격의 동결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대신하여 소득지지를 해줄 수 있는 직접지불제도(DIRECT PAYMENT)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UR협정상의 허용정책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통상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미국에서 밀 쌀등 5대곡물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부족불제도(DEFICIENCY PAYMENT)를 도입하여 생산제한하의 직접소득보상을 실시하는 방법과 유렵연합(EU)지역 농지의 55%가 해당되고 있는 이들 지역농업소득의 10∼33%를 차지하는 조건불리지역(LFA)에 대한 소득지원정책등을 원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주민까지 포용해야 하는 통일 이후까지를 고려한다면 개혁차원에서라도 현재의 소극적이고 미봉적인 양정은 시급히 전환되어야 한다. 96년에 겨우 1억원의 연구용역비를 세워서 직접지불제 도입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자세가 돋보일 뿐이다.<충북대교수 농업경제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