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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 금융시장개방 발표배경·국내경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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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 금융시장개방 발표배경·국내경제 파장

입력
199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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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가입 앞두고 미 달래기/외국기업상장 충격방지장치로 큰타격 없을듯/내재가치위주 주식투자·블루칩주도장세 예상제50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서 홍재형 부총리가 밝힌 금융시장 개방계획의 골자는 ▲외국기업의 주식발행시장 진입을 허용하고 ▲국제금융기구의 원화채권발행을 확대하며 ▲외국인의 투자신탁·투자자문업 진출장벽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이다.

지난 92년 공표된 「금융자율화 및 시장개방계획」에 이미 담겨진 내용들이고 세계화 지향국가로서 더이상 시장폐쇄의 명분도 없는게 사실이지만 이번 발표의 배경엔 무엇보다도 미국에 대한 의식이 깊게 깔려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위해선 미국의 「협조」가 불가피하나 현 개방수준으론 미국의 협력를 기대하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금융협상을 탈퇴했던 미국은 이번 홍부총리―루빈 미국재무장관회담에서도 「이 정도의 개방으론 OECD가입을 도와줄 의사가 별로 없다」는 뜻을 우리측에 분명히 전달, 대외시장개방정책에 초강성기류가 흐르고 있음이 확인됐다.

정부는 그러나 이번 조치가 국내 주식시장이나 금융산업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관행이나 경쟁력제고에 도움을 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상장가능한 외국업체는 국제신용기관으로부터 A등급이상을 받은 우량기업으로 국한된다. 또 국내기업과는 별도의 다소 까다로운 상장요건이 마련되고 당국이 주식물량수급을 조절하는 현 국내증시상황에서 어차피 외국기업이라고 물량관리의 예외일 수도 없다. 따라서 외국기업의 상장허용조치만으로 공급과잉이 빚어져 주가가 가라앉거나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은 배제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시장개방시기와 성숙도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싱가포르와 홍콩도 상장외국사가 현재 각각 14개, 27개사에 불과한 것을 보면 당장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들어올 외국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재경원당국자는 『주식발행시장 개방으로 외자유출입이 많아져 시장교란 가능성은 있지만 오히려 외자유입급증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증시관계자들도 『우량 외국기업이 상장되면 군중심리적인 현행 주식투자관행이 점차 냉정한 내재가치위주로 달라질 것 같다. 따라서 외국기업상장시대가 열리면 내재가치가 큰 블루칩주도의 장세전개가 예상된다』며 낙관론을 표시했다.

투신·투자자문업은 주식발행시장보다 미국의 이해관계에 더 직결된 분야다. 이 업종의 외국인지분제한 철폐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본점자본금 인정 ▲보험브로커제도 허용등과 함께 미국이 끈질기게 요구했던 사항이다. 단계적이긴 하나 98년말까지 투신·투자자문사의 외국인 진입장벽이 제거됨에 따라 이 문제는 앞으로 한미금융협상의 주제에서 빠질 전망이다. 재경원은 『이미 국내 증권산업개편일정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개방을 단행해도 국내투신사나 투자자문사가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의든 타의든 개방은 선택의 여지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젠 낙후된 투자관행과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어떻게 개선하느냐의 과제만 남은 셈이다.

한편 외국증시에 상장된 국내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포철과 한전, 그리고 런던거래소에서 LG전자등 8개업체가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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