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는 국민이 놀랄 정도의 젊은층이 될 것이라고 한 김영삼대통령의 일지회견은 지금까지의 후계경쟁구도를 뛰어넘는 예고여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세대교체에 의한 파격적인 후보추대를 시사한 것으로 장차 구체화 작업이 주목된다.때마침 김윤환 민자당대표도 후보에 관해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물이 아닌 40∼50대를 외부로부터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것 역시 같은 「파격」의 맥락이어서 여권 수뇌부에서 모종의 방향을 설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은 김대통령의 젊은 후계론을 들으면서 당혹감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얼마 전 김대통령은 모신문과의 회견서 아직 대통령 임기가 2년5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후계거론은 국정운영에 차질을 초래하고 정국을 혼란케 할 것이라며 거론하는 사람에겐 불이익이 돌아갈 것을 강조했었는데 스스로가 이를 어긴 셈이 된 것이다.
이번 김대통령이 놀랄 만한 젊은 후계론을 밝힌 배경은 몇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현재 당내에서 거론중인 인사들로는 양김씨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신선한 젊은 카드로 정면돌파의 승부를 걸어 보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아울러 파격적인 후보발언으로 김윤환 이한동 최형우 등 중진 의원들의 경쟁에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통치권당권을 더욱 강화하며 나아가 사실상 후계 결정권을 확보함으로써 권력의 누수, 레임덕 현상을 막을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다 외부로부터의 후보 영입론 역시 참신성과 시대적 흐름, 그리고 인기와 여망 등을 내세워 양김을 제어할 수 있는 국민적 추대론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계산인듯 하다.
우리는 김대통령의 젊은 후보론을 계기로 몇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는 기왕 「후계문제」의 금기를 깬 만큼 후보 문제는 국민과 당원 누구나 발언하고 또 나설 수 있도록 이른바 공론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계문제를 공론화할 수록 여론을 모으고 지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세대교체를 반드시 연령적인 선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지도력, 시대감각, 참신성, 폭넓은 경륜과 결단력 등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할 것이다.
끝으로 후보는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자유 경선으로 탄생시키는게 필수적이다. 대통령에게 위임하거나 형식적인 투표는 지지를 감소시키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단독 결정이나 밀실에서의 조정 등으로 후보를 내는 것은 문민정부의 개혁 성공작의 하나인, 당내 자유화를 최대한 강조하고 있는 정치개혁법 정신에도 정면 위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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