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대교체론 구체 윤곽/김대표 발언과 겹쳐 증폭 최근 여권의 후계문제를 놓고 민자당 중진의원들간에 여러가지 견해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대통령이 9일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와의 회견에서 『젊고 놀랄만한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언급함으로써 정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대통령이 그동안 내외신회견을 통해 후계문제와 관련해 세대교체를 강조해온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여권의 차기대권후보로 「젊은 후보」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김대통령이 세대교체를 강조할 때 그 대상은 대체로 김대중·김종필씨 등을 겨냥한 것이었으나 이번 발언은 양김청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젊고 놀랄만한 사람」이라고 지목함으로써 40∼50대의 인사가 후계자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회견발언은 공교롭게도 김윤환 민자당대표가 이날 차기후계구도에 관해 언급한 내용과 시점이 같아 더욱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대표는 이날 차기대권후보와 관련, 외부인사 영입가능성과 함께 당외의 40∼50대인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대표의 그같은 후계구도발언이 김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나온 결과인지 아니면 상호교감아래 나온 것이든간에 집권당총재와 대표가 같은 시점에 유사한 발언을 한 자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당내에서 후계자그룹으로 거론돼 온 인사들이 대부분 60대이기 때문에 이들은 일단 예비후보자군에서 비켜나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권내 반향이 주목된다.
김대표가 밝힌 비정치권인사 영입 가능성은 그동안 여권내에서 간헐적으로 흘러나온 얘기이긴 하다. 하지만 대권후보군의 한명으로 거명되고 있는 그가 그같은 언급을 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특히 당내에서 김영삼대통령과 자주 주요현안에 대해 교감을 하고 있는 김대표가 그런 얘기를 한 배경에는 김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김대표 발언비중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김대표의 발언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이인제 경기지사의 차기주자설을 거론하던 끝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없지않다. 김대표가 의외로 『40대라고 안되라는 법은 없다』 『2년후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은 단순히 여권의 논리인 세대교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김대표가 전적으로 외부인사 영입에 의한 후계구도만을 확신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같다. 김대표가 불과 20여일전까지만 해도 『내년총선을 전후로 어떤 형태로든지 차기대권후보군이 드러날 것』이라며 「경선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 김대표는 이날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을 밝히면서도 역시 변수는 총선결과라는 전제를 달았다.
김 대통령과 김대표가 언급한 후계구도발언이 종전과 달리 구체적인 양상을 띠고 있지만 현실화하기에는 우여곡절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15대총선결과와 야권재편 등 정계개편여부, 나아가 내각제개헌 가능성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대통령과 김대표의 차기대권후보관련 발언은 여권의 세대교체논리에 보다 무게를 싣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적지않다.<정광철 기자>정광철>
◎김 대통령,일지회견 요지/후계자조건은 도덕성진지함지도력/북 최광 등도 원수칭호 권력변화 조짐
김영삼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의 쓰루다 다쿠히코(학전탁언)사장, 아라이 준이치(신정순일)편집국장과 회견을 갖고 여권 후계자문제, 남북관계, 한일관계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회견 발언 요지이다.
▷후계자 및 국내문제◁
내년 총선거는 중요하다. 여당은 1백% 과반수를 얻는다. 국민은 지방선거와 총선거를 달리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선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확실한 것은 세대교체이며 국민이 놀랄 만한 세대교체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후계자의 조건은 도덕성과 진지함, 남북대립 속에서의 강한 지도력 등 세가지를 들 수 있다.
▷북한 문제◁
남북분단의 책임은 일본에 있으며 남북대화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의 머리 위로 북일관계를 진전시킨다면 일본이 통일을 방해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어 국민감정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남북문제는 남북한에 맡겨달라. 북한의 최광 인민무력부장과 이을설 호위총국장 등이 김정일 비서와 같은 원수칭호를 얻은 것은 북한내부의 권력승계와 관련한 변화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한일관계◁
아태경제협력체(APEC) 오사카(대판)회의에서 무라야마총리와 회담을 하겠지만 대일무역적자문제가 화제가 될 것이다.
금년은 1백60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가 기록될 전망인데 한국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일본도 경제논리만을 앞세우기 보다는 불균형 시정을 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이 반성해야만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가능하다. 일본정치가는 수시로 문제발언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며 실로 유감이다.
▷월드컵 유치◁
한국은 최후까지 유치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월드컵대회를 선진국들만이 돌려가며 개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 자신이 이 문제를 심사숙고하는 것은 옳다고 본다. 이것은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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