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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오늘로 100일/건설환경 “달라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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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오늘로 100일/건설환경 “달라진게 없다”

입력
199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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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비용 대만 70%선… 품질외면 졸속처리/시공­다소 변화불구 불법 재하청 관행은 여전/감리­책임감리·처벌강화 등 업체반발로 표류삼풍백화점 붕괴참사가 발생한 지 7일로 1백일. 지난 6월29일 엄청난 인명피해를 내고 온 국민을 전율케 했던 삼풍백화점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부와 건설업계는 잇따라 부실방지대책을 내놓고 다시는 삼풍과 같은 인재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삼풍」 이후 국내 건설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건설현장을 둘러보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뒷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삼풍사고 이후의 대책은 또 한번의 뒷북치기였을 뿐 설계, 시공, 감리등 건설 전분야에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설계의 경우 우리나라의 설계비용은 여전히 일본, 독일등 선진외국은 물론 타이완에 비해서도 70% 수준을 밑돈다(건설교통부 국감자료). 건축물의 생명을 좌우하는 설계가 삼풍백화점의 경우처럼 품질은 외면한 채 「삼풍」이전과 같이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J종합 건축사무소의 이모건축사는 『외국에 설계를 맡기는 일부 대형 건축물외에는 여전히 건축주와 건축회사의 요구에 못이겨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에 도면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품질과는 관계없이 짧은 기간에 설계를 완성하는 건축사를 우대하는 풍토도 문제』라고 밝혔다.

시공부문은 업체의 규모등에 따라 상황이 다소 달라지기는 했다. H건설의 한관계자는 『삼풍 이후 현장 근로자들의 책임감은 다소 높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공사단가도 현실화되지 않아 안전시공을 확신할 수 없다』며 『규모가 작은 업체 일수록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대형업체의 공사현장에서도 하청업자가 다시 하청을 주는 불법 재하청관행이 재현돼 공사단가가 당초 예정가의 절반 이하로 깎이는등 부실 우려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건축물의 안전시공을 관리, 감독하는 감리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건축사들이 설계와 감리를 함께 맡는 민간건축물의 경우 감리는 여전히 설계의뢰에 대한 답례로 제공하는 「서비스」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건축사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또 삼풍사고 이후 정부가 추진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감리전문회사의 책임감리 실시, 감리자에 재시공명령권 부여등의 대책은 추가비용 부담등의 이유를 앞세운 업체의 반발에 부딪쳐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

또 안전시공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부실시공업자에 대한 처벌강화등의 대책도 업체의 반발로 진통을 겪거나 무산위기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제2의 삼풍은 어디인가」하는 당시의 우려가 기우로 끝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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