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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셰이머스 히니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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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 수상 셰이머스 히니의 작품세계

입력
199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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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비극 “서정적 묘사”/소수파 가톨릭 가정서 태어나 갈등속 성장/피압박 민족 소재 「북쪽」「현장답사」 등 대표작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일랜드의 셰이머스 히니(56)는 불행했던 아일랜드의 역사 속에서 벌어진 사건과 신화·전설을 서정성 넘치는 시로 옮겨낸 시인이다.

12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시인의 조국 아일랜드는 수백년이 지난 1922년에야 겨우 독립을 얻게 됐다. 하지만 그것도 남쪽 반만의 해방이었다. 북부는 신교도가 다수파를 차지하면서 영국으로부터의 자치나 독립을 반대하는 환경 속에서 북아일랜드의 종교적 갈등은 점점 심해졌고 최근까지도 수차례의 유혈사태를 불러 일으켰다.

북아일랜드 데리(DERRY COUNTY)의 소수파 가톨릭가정에서 태어난 히니는 독립에의 열망이 가득찬 환경 속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아야 했던 모순된 현실에 갈등을 겪으며 성장했다. 이러한 내면화한 갈등이 그의 시의 중심이자 상상력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66년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DEATH OF A NATURALIST)」을 시작으로 「어둠을 향해 열린 문(DOOR INTO THE DARK)」 「북쪽(NORTH)」 「현장답사(FIELD WORK)」, 극시 「트로이에서의 치유(THE CURE AT TROY)」, 최근 펴낸 「사물의 관찰(SEEING THINGS)」등에 이르기까지 아일랜드 역사가 안고 흘러온 비극을 섬세한 시어와 순수한 인간의 눈으로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기에는 유년의 기억을 돌이키는 서정성있는 작품을 썼으며 「북쪽」을 대표로 한 중기시들에는 아일랜드의 역사·신화·언어·정치·경제·종교등과 관련된 아일랜드인의 삶을 담고 있다. 이른바 보편적인 아일랜드인의 목소리를 시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후기시 「사물의 관찰」에 이르러서는 사물을 폭넓게 바라보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다소 철학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이유에서 드러나듯이 그의 시의 요체는 가난한 땅의 피압박민족 아일랜드인들을 소재로 다루면서 자칫 빠지기 쉬운 지사적 문구나 구호, 혹은 편협한 민족주의자의 모습보다는 탈식민적 참여정신과 서정성을 빼어나게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북아일랜드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던 72년 북아일랜드를 떠나 W B 예이츠의 생가에서 가까운 더블린에 정착해 부인과 2남 1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수줍음을 잘 타는 성격으로 언론의 접근과 출판사의 광고를 몹시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시인으로서는 예이츠에 이어 두번째, 아일랜드인으로는 버나드 쇼와 사뮈엘 베케트에 이어 네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게된 그는 80년대 후반 이래로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됐었다.<김범수 기자>

◇셰이머스 히니 연보

<연보>

▲1939년 북아일랜드 데리 출생

▲벨파스트의 퀸스대 수학

▲대졸후 중학교사

▲남아일랜드로 이주

▲66년 첫 시집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

▲85년∼현재 하버드대 수사학 석좌교수

▲89년 옥스퍼드대 시창작교수

▲현재 더블린거주. 부인과 2남1녀

<주요작품>

▲시집 「어느 자연주의자의 죽음」(66년)

▲시집 「어둠을 향해 열린 문」(69년)

▲시집 「겨울나기」(72년)

▲시집 「북쪽」(75년)

▲시집 「현장답사」(79년)

▲시집 「스테이션 아일랜드」(83년)

▲극시집 「트로이에서의 치유」(90년)

▲시집 「사물의 관찰」(91년)

▲평론집 「언어의 정부」(88년)

▲평론집 「창작의 장소」(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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