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공세땐 온건이미지 상처 “양날의 칼”정국의 중심의제로 떠오른 5·18문제가 새정치국민회의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거세게 반발하는 지식인 및 학생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현정부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킬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 문제가 유효한 공세카드임은 틀림없다. 반면 자칫 공세의 수위를 잘못 조절할 경우 온건·중도를 표방해온 당의 이미지와 상충되는 결과를 빚게 돼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부담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별법제정과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국민회의의 표면적 목소리는 강하지만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는 상당히 신중하다. 요컨대 「5·18관련자들을 법정에 세우는 단계까지의」 진상규명 노력은 결코 포기할수 없지만 국민회의가 이를 앞장서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중산층 표의 흡수향배가 대권가도의 핵심 열쇠라고 여겨온 김대중총재의 입장에서는 5·18문제가 말그대로 「뜨거운 감자」라고 말할수 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수 없다』는 검찰논리의 모순을 몰아치며 특별법제정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이것이 정치보복적 차원으로 비쳐 「과격한」 인상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원 대변인 등이 연일 『관련자들을 법정에 세우되 대통령이 통치권차원에서 사면, 처벌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김총재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민자당등이 89년 5공청산을 합의할 때의 김총재의 입장과 과거 어록을 들이대며 『또 한번 말을 바꾸고 있다』고 역공을 가해오는 바람에 김총재의 속이 편치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어쨌거나 국민회의 출범이후 줄곧 유화적 이미지와 미래지향적 정치를 강조해온 김총재의 태도와 가두시위및 기소촉구 서명으로 이어지는 5·18문제가 조화를 이루는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와관련, 한 당직자는 『김총재의 집권이 곧 역사적 정통성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김총재는 가급적 말을 아끼고 당직자들이 전면에 나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당이 처한 「5·18 딜레마」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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