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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영웅서 살인용의까지 “파란”/O J 심슨의 인생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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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영웅서 살인용의까지 “파란”/O J 심슨의 인생유전

입력
199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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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10대 거쳐 아메리칸드림 이룬 흑인/재판비용 1천만불 불구 다시 “돈방석” 눈앞「미식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아메리칸 드림의 본보기」 「흑인의 영웅」 「가장 유명한 살인 혐의자」 「지킬박사와 하이드」 「 두 얼굴의 사나이」

3일(현지시간) 무죄 석방된 심슨에게는 이처럼 다양한 수사가 붙는다.

그는 유명해지고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것이 자신의 삶의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두 목표를 이루고 인생의 절정에 올랐으나 질투심에 불타 전처를 죽인 혐의로 법정에 섬으로써 나락으로 곤두박질하는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자유의 몸이 된 심슨은 체포돼 있는 동안 전부인 니콜의 부모에게로 넘어간 두 아들의 양육권을 되찾는 일을 제일 먼저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1947년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에서 태어나 이혼으로 홀로 된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영양결핍으로 구루병에 걸려 다리가 휘었으나 돈이 없어 수술도 못받을 정도로 가난했다.

뒷골목을 쏘다니며 빵을 훔치거나 싸움질로 날을 보내다가 15세 때 술집을 털어 1주간 구금되기도 했다. 불량 청소년 심슨의 운명을 바꾼 것은 야구 스타 윌리 메이스였다. 말썽만 피우지 말고 재능을 살리라는 메이스의 충고를 받아들여 미식축구에 인생을 건 것이다.

68년 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헤이즈먼 트로피를 받아 유명해진 뒤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를 질주, 미프로풋볼 리그(NFL)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동안 2천3야드 러싱(공을 갖고 돌파한 거리) 기록을 세웠고 73년 NFL 최우수 선수로 뽑힌 데 이어 85년에는 NFL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어두운 10대를 거쳐 미식축구 스타로서 눈부신 20대를 보낸 심슨은 79년 은퇴, 스포츠 해설가 광고모델 영화배우등으로 활약하며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다.

니콜을 만난 것은 77년이다. 니콜은 18세의 식당 여종업원이었다. 두 해 뒤 심슨은 고교 동창인 첫 부인과 11년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니콜과 동거에 들어가 85년 재혼했다. 잘 생기고 성공한 흑인 슈퍼스타와 갑자기 신데렐라가 된 미모의 백인 여성의 결혼은 그 자체가 화제가 됐지만 이 결혼은 7년만인 92년 이혼으로 끝났다.

니콜과 심슨은 각각 딴 사람과 바람을 피우는 등 서로에게 성실한 배우자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슨은 그러나 이혼 후에도 니콜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6월12일 니콜이 사귀던 남자 친구 로널드 골드먼과 함께 살해되자 심슨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풀려난 심슨은 새 출발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재판을 하느라 1천만달러 가까이 돈을 날렸지만 앞으로 케이블 TV 출연 계약, 출판, 자신의 이름을 딴 상표권 등록 등으로 그 두배의 돈을 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무죄평결에도 불구하고 살인혐의는 죽을 때까지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 다닐 것이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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