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던 것이지만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을 것같다. 통상산업부가 발표한 9월중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의 수출액은 9백6억달러, 수입은 9백97억달러로 무역적자액은 91억달러로 늘어났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무역적자는 연말에 1백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 적자가 우리 경제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 취약을 반영하는 구조적인 성격도 띠고 있어 가볍게 볼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여행과 유학붐, 해외로열티(기술료) 지급의 급증등 무역 이외의 부문(무역외수지 및 이전수지)에서도 적자가 증대, 국제수지(경상수지)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국제수지적자 감축은 장·단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경제의 경쟁력과 관계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개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국민의 기호나 의식과 관계되는 것은 국민 각자의 자세에 따라서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의 무역수지를 보면 지역적으로 미국·일본·유럽연합(EU)등 선진국에 대해서는 적자, 동남아·중남미·중국·중동·독립국가연합(CIS·러시아 및 인접 구소련국가)·동구권등 개발도상국에는 흑자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품목별로는 철강, 반도체, 자동차, 기계, 석유화학제품등 중화학공업품목에서는 수출이 계속 신장되고 있으나 신발, 섬유, 완구류등 경공업 제품에서는 수출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선진국 교역에서 적자인 것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세계 선진국과의 대결에서 적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미적자가 급증하는 것은 경공업제품에서 개도국에 밀리고 첨단 및 중화학공업 부문의 상당부분에서 미국등 선진국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등 양측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적자구조는 경쟁력 제고로 타개해야 한다.
그러나 무역적자에는 우리의 과소비에 따른 것이 적지 않다. 올해들어 8월말현재 식료품 및 소비재수입은 91억달러(전년 동기대비증가율 32.7%)로 승용차(1백54%), 커피(1백10%), 화장품(61%), 의류(64%), 담배(78%)등 고급내구소비재와 기호품 등이 5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또한 해외관광도 30% 이상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관광수지적자는 약 12억달러, 올해는 이것을 훨씬 상회할 것인데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밀반입해 오는 보석류, 의류, 골프채등 사치품 구매비용까지 합치면 엄청난 액수에 달할 것이다.
세계시장의 개방체제에 따라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과소비를 규제할 수가 없다. 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자제해 줘야 한다. 국민이 국제수지개선에 자발적인 협력을 해야겠다. 그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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