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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최형우 의원 「대권 후보지명」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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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최형우 의원 「대권 후보지명」 발언

입력
1995.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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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 진정불구 여진 계속/김 대통령 자제지시속 돌출 논란/지도부 최 의원 해명 일단 수용/“정말 배경없나” 의구심 못감춰김영삼 대통령의 차기대권논의 자제지시에도 불구, 민자당의 최형우 의원이 또다시 대권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최의원은 즉각 발언사실 자체를 부인해 파문은 곧바로 진화되는 분위기이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인 까닭에 여진마저 완전히 가라앉은 것같지는 않다.

발단은 2일아침 KBS라디오가 국회외무통일위의 해외공관 감사차 워싱턴에 들른 최의원이 『다음 대통령후보는 누가 되든 김대통령의 지명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또 최의원이 『문민시대에는 양김과 같은 민주투쟁형 지도자나 또 한김과 같은 투쟁대상형 지도자가 다함께 정치에서 물러나야 미래창조형 정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말할 것도 없이 김대중씨와 김종필씨를 겨냥한 발언이다.

최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당중진들이 생각하고 있는 대통령후보 경선방식을 부정한 것이어서 여권내에 즉각 파장을 일으켰다. 김윤환대표측은 『당헌에 경선하도록 되어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진의파악에 나섰고 민정계의 다른 중진의원들도『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민주계인 강삼재 사무총장까지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 중진들의 대권관련 언급은 전혀 바람직스럽지않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파문이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자 최의원측은 파나마공관으로 자리를 옮긴 최의원에게 확인, 『「지명」은 커녕, 「지」자도 언급한 적없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워싱턴에서 국정감사팀이 보도진과 가졌던 사적인 식사자리에서 차기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최의원이 『나로서는 김대통령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지않느냐』는 원칙론을 말했을뿐 후보지명운운은 전혀 언급한 사실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최의원측은 그러나 양 김씨의 퇴진을 주장한 부분은 사실과 크게 다르지않다고 밝혔다.

당초 보도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민자당내 민정계 인사들은 이같은 해명을 일단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있다. 일부에서는 최의원이 김대통령의 의중이 사실상 후보를 지명하는데 있다고 판단하고 그와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있다. 김대통령이 최근 언론회견에서 『다음에 개혁을 누가 맡아 어떻게 이어가느냐 하는 문제를 구상하고있다』고 말한 것등에서 그런 암시를 받았을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명부분은 문제가 되지않는다해도 미래창조형 지도자론등을 언급한 것은 「PK인물론」등 최근 최의원의 잇단 대권관련 발언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들도 있다. 최의원이 은연중 일정한 방향으로 대권논의를 몰아가며 주도권장악을 염두에 둔 계산된 발언들이라는 것이다.

최의원측의 해명으로 여권내에서 대권논의가 조기표면화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하지만 최의원 발언에 대한 민자당중진들의 민감한 반응은 당내에서 대권논의가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가를 또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이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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