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논고·최후 변론 완료 오늘 평결 돌입/배심원 인종·성따른 판단 관심/유죄혐의 자체는 벗기 힘들듯/심슨은 「평결 합의 불능」 으로 석방 기대전설적 흑인 미식축구영웅 O J 심슨(48)의 무죄 「터치다운」은 성공할 것인가. 심슨재판이 사건발생 후 15개월여만에 검찰논고및 변호인단의 최후변론을 마치고 29일 배심원 평결작업에 들어간다. 백인 전처와 그의 정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있는 심슨의 유·무죄여부가 마침내 결판나는 것이다.
심슨의 운명을 가를 배심원단은 흑인 9 백인 2 멕시코계 1명등 모두 12명(여자 10명 남자 2명)이다. 배심원의 인종 구성으로는 「흑인차별」의 부당성을 호소해온 심슨이 다소 유리하지만 배심원의 성별을 놓고 판단할 경우 상황은 오히려 역전된다. 전처살해라는 사건의 독특한 성격상 여성배심원들이「서릿발 심판」을 내릴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심슨에게 무죄보다는 유죄평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게 법률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범행이 사전의도적인 1급살인이 아니라 우발적인 2급살인으로 인정될 수는 있지만 그의 유죄혐의 자체가 번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민도 심슨이 살해범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미 변호사 비용으로 재산 대부분인 9백만달러를 날린 심슨이 기대하는 것은 오직 하나. 배심원단 내부의견이 엇갈려 이중 한 명의 배심원이라도 반대의견을 고집, 「평결 합의불능(HUNG JURY)」이 선언될 경우 방면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이제까지 9개월에 걸친 검찰과 변호인단간의 치열한 법정공방, 배심원 구성등 제반 정황을 고려할때 유 ·무죄 어느 한쪽의 전원일치 평결보다 도리어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게 대체적분석이다. 이에따라 하루 1만5천달러(약1천1백70만원)의 수임료를 받고있는 심슨의 초호화 변호인단과 살인사건 재판에 관한한 무패기록을 자랑하는 여검사 마샤 클라크가 이끄는 로스앤젤레스 검찰팀의 대결은 재판 막바지에 더욱 화끈하게 고조되고있다.
클라크검사는 일본계 랜스이토판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행한 27일 최종 검찰논고에서 『모든 증거가 피고 유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다』면서 유전자감식 결과등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근거로 심슨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DNA테스트결과 살인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은 심슨의 것이 아닐 확률이 1억7천만분의 1, 심슨 집에서 발견된 혈흔은 니콜의 것이 아닐 확률이 97억분의 1로 판명돼 심슨의 범행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하고있다.
이에맞선 자니 코크란수석 변호사의 「타깃」은 흑인에 대한 LA경찰의 인종차별적 수사관행. 특히 심슨집에서 피묻은 장갑을 결정적으로 발견한 LA경찰의 마크 퍼먼이 집중공략 목표이다. 퍼먼이 93년 한 시나리오 작가와 인터뷰하면서 흑인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한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변호인단이 입수한 것을 계기로 최종변론에서도 퍼먼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를 끈질기게 물고늘어지고있다. 따라서 심슨재판은 배심원들이 결국 「검찰이 제시한 범행 증거」와 「변호인단의 인종차별 부당성 호소」중 어느쪽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명암을 달리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이제까지 1백26명의 증인과 8백50건의 증거자료가 동원됐고, 재판비용만 1천만달러에 달했던 「세기의 재판」에서 심슨이 과연 마지막 미소를 띨 수 있을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검찰·변호인단 주요 쟁점들/「심슨 폭력성향」 치열한 공방/사건시각 전후 알리바이 입증못해/현장 혈흔 DNA감식 신뢰성 대립
「증거와 증거파괴」 O J심슨사건은 검찰의 부단한 증거 제시와 이의 법적 가치를 파괴시키려는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으로 점철됐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주요쟁점을 정리해 본다.
▲범행동기=검찰은 심슨이 백인 부인 니콜이 딴남자와 바람을 피우자 배신감을 느껴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심슨의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 주는 증거로 니콜이 피살되기 8개월전 심슨에게 구타당하며 경찰에 건 911 긴급구조 요청전화를 제시했다. 녹취 기록에는 니콜이 『O J,O J, 애들이 자고 있으니 제발…』이라는 말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심슨이 자상한 남편이었으며 아내에 대한 불만도 아이들을 잘 돌보지 않는데 대한 가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알리바이=검찰은 심슨이 사고당일 밤 9시45분 전후의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를 입증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변호인은 심슨이 그 시간에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은 검찰이 범행에 이용했다고 말하는 심슨의 포드 브롱코 승용차가 그 시간에 집에 주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러시아 첩보위성이 그 시간대에 LA상공을 지나며 심슨의 저택을 촬영한 사진을 입수, 차가 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변호인은 차가 나뭇잎에 가려 안나올 수도 있고 촬영시간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혈흔 및 DNA(유전자)감식=검찰은 피살현장에서 발견된 일부 혈흔의 DNA구조가 심슨의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심슨의 차와 장갑 양말 저택주변에서 니콜과 애인 골드만의 혈흔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은 DNA감식결과가 입증자료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는 혈흔채취가 너무 늦었을 뿐 아니라 DNA감식결과가 아직 신뢰도가 낮아 입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변호인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위해 노벨상 수상자인 캐리 멀린스 박사와 법의학자등을 증인으로 동원했다.
▲퍼먼의 증언과 피묻은 장갑=검찰이 심슨의 집에서 발견했다고 제시한 피묻은 장갑은 재판에서 최대의 논란거리가 됐다. 문제는 이 장갑이 과연 심슨의 것이냐 하는 것. 변호인은 이 장갑을 발견한 LA경찰 마크 퍼먼이 인종주의자로 흑인인 심슨에게 죄를 덮어 씌우기 위해 현장에 일부러 가져다 둔 것이라며 이른바 「음모설」을 내세웠다.<배연해 기자>배연해>
◎“세기의 재판” 심슨 사건이란/미식축구영웅 심슨 전처·정부 피살 발견/용의자 지목 경찰출두 않고 도주중 체포
94년 6월12일 미로스앤젤레스의 고급 주택가 브렌우드에 있는 60년대 미식축구의 영웅 OJ 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당시 35세)소유 집에서 니콜과 애인 로널드 골드먼(25)이 온몸을 난자당한 시체로 발견됐다.
사건 신고직후 경찰은 현장에서 3떨어진 심슨의 저택에서 피묻은 장갑과 테니스화등을 발견, 심슨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심슨은 니콜의 장례식 다음날인 7월17일 경찰출두 약속을 묵살하고 도주하다 LA남부고속도로상에서 2시간에 걸친 경찰의 추격끝에 체포됐다.
심슨은 7월20일 예비심리 후 범인 제보자에게 50만달러(4억원)를 주겠다는 파격적 약속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올해 1월24일 정식재판이 시작된 이후 배심원단 구성과 증인채택 문제등을 둘러싸고 큰 논란이 인데다 CNN등이 집요하게 방영, 재판과정과 결과는 전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정식재판 9개월째인 29일(현지시간), 검찰논고와 최후변론을 끝내고 배심원 평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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