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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 축구협회장(한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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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 축구협회장(한국 인터뷰)

입력
199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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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 유치신청서 내일 공식 제출/“축구붐 조성 대이벤트 준비”/공동개최·조기결정은 일본서 의도한 것/남북한 공동개최는 일단 유치후 추진 한·일간의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전이 본궤도에 올랐다.한국은 29일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축구연맹(FIFA)본부에 월드컵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일본은 하루 앞서 28일 접수시킬 계획이다. 유치신청서는 월드컵 개최를 위한 제반조건을 총망라한 개최 계획서이며 월드컵 개최지를 선택할 21명의 FIFA 집행위원들에게 기초자료로 제공된다. 지난해 2월의 월드컵 유치위원회 설립과 그 이후의 유치활동을 선봉에서 지휘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겸 FIFA부회장을 만나 그 동안의 유치활동과 개최 전망, 앞으로의 계획등을 들어보았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유치신청서가 드디어 29일 FIFA에 제출됩니다. 유치신청서 제출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월드컵 개최지는 내년 6월 21명의 집행위원 비밀 투표로 결정됩니다. 저도 집행위원중의 한 사람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대다수의 집행위원들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치신청서는 매우 중요한 판단자료로 작용합니다. 지난달 브라질 축구협회장이자 집행위원인 테이세이라씨가 브라질대표팀을 이끌고 내한했을때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유치희망국의 사정에 정통할수 없는 집행위원들은 유치신청서와 FIFA조사단의 보고서를 토대로 마음을 정하게 됩니다. 이런 면에서 유치신청서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박용성 대한유도회장이 일본에서 일본후보를 제치고 국제유도연맹(IJF)회장에 올랐습니다. 이 선거결과가 일본과의 월드컵 유치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지난해 5월 아시아 축구연맹(AFC)총회때도 일본은 기고만장했습니다. 아시아담당 FIFA부회장 선거를 하면서 무라타 일본축구연맹 부회장은 최소한 12표를 얻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2표밖에 얻지 못했고 제가 11표로 당선된 바 있습니다. 이번 유도회장 선거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욱이 일본은 유도 종주국이고 후보가 근대유도 창시자의 손자였기 때문에 승리를 낙관했겠죠. 그러나 그들은 다시한번 한국인의 저력에 놀라고 한국을 과소 평가한 것을 반성했을 것입니다. 물론 월드컵유치활동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할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유도회장선거 결과가 한국월드컵 유치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고 얼핏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일본은 월드컵유치에 최선을 다해왔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일본은 더이상 한국을 얕잡아 볼 수 없는 상대로 인식했을 것이고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부담감을 더욱 느낄 것입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3년 먼저 월드컵 유치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유치활동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일본의 유치활동과 관련, 공동개최 파문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일공동개최는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일본 고노외무장관이 먼저 제의한 것입니다. 일본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공동개최를 시도했었고 여의치 않자 개최지 결정을 앞당기려 했습니다. 한때 FIFA 아벨란제회장은 느닷없이 조기결정설을 퍼뜨려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지만 다행히 명분에 밀려 당초 예정대로 내년 6월에 결정하기로 확정됐습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는 일본측의 의도였던 흔적이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일본은 공동개최, 조기결정등 자기네가 계획했던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자 상당히 당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11월께 유럽과 남미 클럽챔피언이 격돌하는 도요타컵을 계기로 세를 과시할 예정입니다. 대회 참관을 내세워 대다수의 집행위원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FIFA는 월드컵개최지 선정에 앞서 집행위원들에 후보국의 방문을 가급적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때문이지요. 그동안 일본은 한국의 유치활동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고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이 부부동반 초청등 불필요한 친절로 집행위원들의 환심을 사려고 합니다. 일본은 또 11월초 FIFA조사단의 방문에 맞춰 제1회 아시아 축구총회등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대회에는 저희 협회와 무관한 재일동포 2명을 한국대표라며 초청했습니다. 다급해진 일본이 FIFA조사단에게 세를 과시하려는 얄팍한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일본은 의도야 어떻든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 집행위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한국 유치활동의 첨병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방향을 설명해주시죠.

 『그동안 한국은 적지 않은 투자와 함께 많은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지금 프랑스 파리의 드골공항이나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 근처에는 한국의 2002년 월드컵 유치 홍보간판이 서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2002년 월드컵유치 사실을 안 유럽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대외적인 홍보는 지속해나가면서 국내 축구붐 조성과 함께 대규모 이벤트 개최에도 힘쓸 것입니다. 브라질 대표팀 초청경기나 전세계 축구계가 주목하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재기전등은 과거 한국축구가 감히 기획하거나 추진하지 못했던 대형 이벤트입니다. 이에 못지 않은 프로그램도 현재 진행중에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 지나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남북한 공동개최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남북 공동개최입니다. 재단법인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 정관 2조(목적)에는 분명히 「남북공동개최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당장 내년 6월 개최지 결정투표를 앞두고 남북한 공동개최카드를 마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단 유치만 되면 남북한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치르겠다는 것이 현재의 목표입니다. 한국의 월드컵 유치는 남북한의 관계개선에 엄청난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해빙기라고 볼수 있습니다.2002년에는 현재보다 훨씬 호전될 것이며 어쩌면 통일도 가능한 시기입니다. 일본의 무라야마총리는 일본국회에서 「일본은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본이 그같은 책임을 느낀다면 한국의 월드컵개최를 오히려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약력

 ▲51년 서울 중구 출생(44세)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졸업, 미국MIT경영대학원졸업,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박사 ▲82년 현대중공업대표이사 ▲83년 대한양궁협회장 ▲88년 13대 국회의원(울산 동구) ▲90년 현대중공업 고문 ▲92년 14대 국회의원(울산동구·무소속) ▲93년 대한축구협회장 ▲94년 국제축구연맹 부회장 ▲부인 김녕명씨(39)와 1남2녀

◎한국 유치신청서 주요 내용/“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개최지”/16개 경기장 신·증축 1조147억 투입/군경합동 특수 부대 가동 철통 경비/전세계적 입장권 판매시스템 구축

 2002년 월드컵축구 한국유치를 위해 구평회 월드컵유치위원회 위원장과 송영식 사무총장은 29일 하오 6시(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국제축구연맹(FIFA)을 방문, 사무국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한다.

 모두 5권(총300쪽)으로 구성된 유치신청서는 한국이 월드컵을 개최할 경우 가장 편리하고 안전하며 가장 많은 관중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유치명분과 타당성=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3회연속 출전한 아시아축구의 맹주로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으며 이미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국제대회 개최능력을 인정받았고 월드컵이 남북공동개최로 이어질 경우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기장=FIFA가 중요시하는 사항으로 조예선과 8강전까지는 최소한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8개가 필요하고 개막전과 준결승, 결승은 6만명 수용의 경기장이 요구된다. 한국은 16개 개최 후보도시 가운데 11개 도시에 경기장을 신축하고 4곳은 증축, 한곳은 보수를 실시해 이를 충족시킬 계획이며 여기에 모두 1조147억6,600만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기반시설 및 안전=16개 후보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망, 항공노선, 철도망등 교통은 대회 개최직전인 2000년대초까지 가장 완전하고 앞선 수송체계를 구축, 해결할 계획이다. 항공의 경우 영종도에 초국제규모의 공항이 건설되고 있고 지방 개최도시들을 잇는 노선도 국내 2개항공사의 보유항공기를 늘려 운행편수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숙박시설은 16개도시의 지방정부가 민자를 유치, 특급호텔을 신축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안전에 대해선 88올림픽당시 운영된 바 있는 군경합동특수부대등을 가동하며 공항, 호텔안팎, 경기장, 연습장, 프레스센터 등에서의 일반안전과 개인보호를 정부보증사항으로 약속하고 있다.

 △관중동원과 입장권=입장권과 호텔숙박을 연계한 패키지프로그램을 마련, 전세계에서 입장권이 판매되도록 FIFA와 긴밀히 협조하며 한국내 모든은행(외국계 은행포함)을 입장권판매소로 활용, 컴퓨터 판매시스템으로 전세계적인 체인망을 구축한다. 입장권 판매액은 미국월드컵보다 많은 722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보증=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들의 서명이 담긴 정부보증서를 비롯, 경기장 시설주인 16개후보도시 자치단체장의 보증서, 자치단체의회의 지지결의문이 부록에 수록되어 있다.

◎FIFA,내달 31일부터 한국 현지 조사

【취리히 로이터=연합】 한국과 일본이 2002년월드컵축구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게됨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이 두 나라에 대한 현지조사에 착수한다.

 홀스트 슈미트 독일축구연맹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조사단은 10월31일 서울에 도착해 11월3일까지 나흘동안 주요 경기장과 숙박시설, 교통현안을 점검한후 일본으로 건너가 11월4일부터 7일까지 조사활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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