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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플로(WORKFLOW) 미 기업들에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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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플로(WORKFLOW) 미 기업들에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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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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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더 빠르게” 사무작업 신시스템/공장 자동화개념 도입 불필요한 업무 제거 신기술/비즈니스 사이클 획기적 단축 시간낭비 크게 줄여/각 업무과정 평가·진단­작업진행 모니터 역할도뉴욕 지역 거주자들이 이용하는 지역 전화회사인 나이넥스사는 고객 서비스가 엉망이기로 이름난 회사였다. 통신의 나라라는 미국, 그중에서도 중추신경계에 해당하는 뉴욕이면서 전화신청에서 가설까지 평균 사흘을 잡아야 했다. 지금은 단 몇시간이면 해결된다. 새로운 시스템이 이를 가능케 했다. 매사추세츠주 로웰에 소재한 콜로니얼 가스사는 불과 2∼3개월전만 해도 가스신청 접수에서 처리까지 1주일 이상 잡아 먹었다. 이제 하루면 된다. 새로운 시스템 덕분이다.

휴스턴의 텍사스 코머스 은행의 고객 10명중 9명은 3시간 이내에 자신의 대출신청이 받아들여졌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긴급대출 신청은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새로운 시스템을 채택하기 전까진 꼬박 2주일이 걸렸다.

미 업계에서 워크플로(WORK FLOW) 시스템이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워크플로는 제조업체의 공장자동화 개념을 사무작업의 프로세스에 적용한 것이다. 기업내부의 정보흐름에 기초해 각종 업무와 행위를 분석·압축·자동화해 각 프로세스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핵심은 이 모든 일을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처리한다는 점이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회사의 업무와 조직을 개선함은 물론 각 기업의 고유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재규정해 주는 일까지 한다.

워크플로의 기능은 퍽 다양하다. 우선 각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평가하고 정리해 준다. 그런 다음 프로세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짚어낸다.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얼마나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나를 진단해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워크플로는 기업 리엔지니어링과 유사한 점이 많다.

실제로 텍사스 코머스 은행의 워크플로 프로젝트는 이 기업이 향후 2년목표로 진행중인 총 4천2백만달러 규모의 기업 리엔지니어링의 일환이었다. 이 회사는 대출 신청을 자동화해 한 대출 담당자가 바쁠 경우 신청자를 기다리게 하지 않고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일손이 빈 다른 담당자에게 연결해 준다. 이 은행의 수석 부사장이자 리엔지니어링 담당 총책임자인 애니타 워드씨는 『텍사스 코머스 은행의 경우 워크플로는 단순히 프로세스의 각 단계를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에서 끝까지 직원들의 업무처리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워크플로는 업무진행을 모니터하는 역할도 한다. 특정 프로세스를 워크플로 시스템의 통제하에 두면 프로세스에 걸리는 시간이 실제로 얼마인지 담당자가 일정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처리하는 일과 처리하지 못하는 일의 비율이 어떠한지 등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또 비즈니스나 거래행위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이 달성됐는지 여부를 알려주기도 한다. 특정 작업이 완료되면 자동적으로 그 사실이 소프트웨어에 전달되고 동시에 동일 프로세스의 다음 단계에 있는 직원에게 그 메시지가 전자우편을 통해 전달된다. 나아가 물품주문에서 선적에 이르기까지 프로세스를 모니터하기도 하며 거래업체와 인터넷등을 통해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기도 한다.

워크플로의 가장 큰 이점은 비즈니스 사이클 시간의 단축이다. 어떤 기업에서건 비즈니스 사이클의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2가지 요소는 직무(TASK)시간과 이전(TRANSFER)시간이다. 직무시간은 실제 업무처리에 드는 시간이다. 이전시간은 한 업무에서 다른 업무로 정보를 넘기는 데 드는 시간이다. 기업마다 약간의 편차는 있으나 이전시간이 전체 비즈니스 사이클에서 차지하는 시간비중은 평균 90%에 달한다. 워크플로는 바로 이 정보의 전달을 자동화해 시간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워크플로 시장은 지난 몇년간 큰 성장을 거듭해왔다. 93년 5억달러 규모를 약간 상회했던 전세계 워크플로 소프트웨어 시장은 지난해 7억5천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안에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워크플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회사는 55개 가량 된다. 이중 75%정도가 미국회사다. 대부분 소규모인 이들 회사는 최근 뜨겁게 불고 있는 컴퓨터업계의 인수합병 바람에서 대기업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인수대상이다. 최근의 예만 들어도 뱅크테크가 리코그니션 인터내셔널을, 왕(Wang)이 시그마를, 파일넷이 워터마크를 인수했다. 그럼에도 새로운 소규모 회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시장전망이 밝다는 반증이다.

나이넥스사의 프로세스 혁신 담당자 짐 케니씨는 『나이넥스의 워크플로 시스템은 아직 전화가입 신청처리등 일부 업무영역에서만 이용되고 있지만 올해내로 5천명의 직원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1천6백만 가입자 모두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플로의 단점/시스템 너무 비싸고 표준화 아직 안돼/100명이상 작업군 적용예도 거의 없어

워크플로는 아직 개발이 진행중인 신기술인 까닭에 극복해야 할 단점도 많다. 무엇보다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워크플로 소프트웨어는 오픈돼 있다. 다시말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든 특정한 서류 포맷이든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널리 사용되는 표준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표준없이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시스템에 어떤 기술이 가장 적합한지를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워크플로 사업자협회인 「워크플로 매니지먼트 연합」이 표준화작업을 진행중인데 2∼3년내에는 표준화가 이루어지리란 전망이다.

비싼 비용도 큰 단점이다.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데스크 탑 하나당 3천5백달러 정도 든다. 기업 전체 규모로 보자면 컴퓨터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갖추는 비용과 맞먹는다. 아직 한정된 사용자만 확보하고 있는 것도 이것이 큰 이유다.

또 다른 약점은 1백명이상 단위의 작업군에 적용된 예가 드물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워크플로 시스템을 채택한 조직은 50∼1백명 단위가 대부분이었다. 수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대규모 회사 전체에 워크플로 시스템을 적용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가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 실험이 진행중인 가장 대표적인 예가 나이넥스다. 워크플로 업계가 나이넥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변화를 거부하는 기업문화는 또 다른 장애요인이다. 어쩌면 이 거부는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워크플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비효율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데다 필연적으로 인원감축과 낭비요소 제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터뷰/델피 컨설팅그룹 톰 쿨로폴러스 대표/“라이프 사이클 짧은 하이테크산업 등 워크플로가 사무단계 단축 해결사역”

보스턴에 소재한 워크플로 전문 컨설팅 회사인 델피 컨설팅 그룹의 대표 톰 쿨로폴러스씨는 『최근 2∼3년 사이 워크플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게 된 근본배경은 기업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누가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느냐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누가 더 빨리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느냐가 경쟁의 관건이 되고 있다. 특히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됐고 이 과제를 워크플로가 해결해 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델피 컨설팅 그룹의 창업자이자 「워크플로 수칙(WORKFLOW IMPERATIVE)」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워크플로 시스템을 채택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또다른 근본 원인으로 「컴퓨터 네트워크 구축」을 들었다. 최근들어 기업업무의 거의 대부분이 컴퓨터로 처리 가능하게 됨에 따라 워크플로의 전제조건이 충족됐는데, 이는 2∼3년 전에만 해도 이토록 빨리 이루어질것 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단지 『향후 10년간 워크플로는 각 소프트웨어 회사가 가장 치열하게 경쟁할 부문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면서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로터스, 워드퍼펙트등 메이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단독 또는 합작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워크플로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기업부문으로 보험·금융·은행 등을 꼽았다. 이 산업들은 무엇보다 서류업무가 엄청나게 많다는 특징이 있는데, 서류가 돌고 도는 시간을 줄이는 데는 워크플로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는 것이다.<보스턴=홍희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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