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설득 효과적” 미서 화상제작사업 각광삼풍백화점참사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지검이 붕괴원인과 과정등을 컴퓨터동화상으로 제작, 법정에서 증거물로 상영하기로 함으로써 국내에서도 컴퓨터 동화상의 법정증거물시대가 열리게 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컴퓨터 동화상을 증거자료로 채택하는 법정이 크게 늘고 있으며 재판용 컴퓨터동화상을 제작하는 전문회사까지 등장하고 있다.
미국변호사협회의 최근조사에 의하면 배심원들의 80%가량이 자신들이 맡은 사건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전문적이었다고 응답했다. 일반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이 평결을 내리는 미국사법체계에서는 얼마나 배심원들에게 알기쉽게 자기측 주장을 설명하느냐가 재판의 승패를 가늠하는 요인이 된다. 때문에 특히 전문적인 용어와 설명이 필수가 되는 특허분쟁재판같은 경우는 컴퓨터동화상이 배심원들의 종합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유용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허분쟁뿐 아니라 일반형사사건 재판에도 컴퓨터동화상의 채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인들의 식을줄 모르는 관심속에 진행되고 있는 O.J.심슨사건재판에도 정황과 증언들을 종합해 사건상황을 재연한 컴퓨터그래픽이 법정에 등장했다. 첨단컴퓨터를 효과적으로 이용,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도록 도와주는 신종사업도 활개를 펴고 있다. 「증거자문회사」로 불리는 회사들은 법정에 컴퓨터영상상영장치를 공짜로 설치해주면서까지 컴퓨터동화상의 광범위한 채택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심슨사건 법정에 설치된 15만달러상당의 컴퓨터동화상 시스템도 TPT사라는 증거자문회사가 공짜로 설치해준 것이다. 이들 회사관계자들은 『사진이 천마디의 말과 같은 효과가 있다면 10초동안의 컴퓨터동화상은 천페이지의 문서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동화상이 확산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법률전문지 「내셔널 로 저널」이 지난달 실시한 컴퓨터온라인 좌담회에서 뉴욕주 변호사 그레고리 조세프씨는 『컴퓨터동화상은 배심원들이 판단에 필요한 기본지식을 갖출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유용한 자료이지만 어디까지나 인위적으로 제작된 보조자료라는 점이 충분히 주지되지 않으면 사실과 혼돈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뉴욕 브루클린 로스쿨 마가렛 버거 교수도 『특히 형사사건 피고인은 이같은 자료를 동원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경우 검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사용된 컴퓨터동화상자료가 배심원들의 감정적인 판결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뉴욕=김준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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