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부정 이미지 탈피/21세기 부응 변신 주목국가안전기획부가 34년간의 남산시대를 마감하고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새로운 통합청사를 마련, 새출발한다. 안기부는 이번 청사이전을 계기로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 21세기 선진정보기관으로 도약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안기부의 청사이전은 서울시가 정도 6백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남산제모습찾기운동」을 추진한데서 비롯됐다. 그동안 청사가 남산과 이문동으로 분산돼있어 예산및 인력낭비와 업무의 비효율성등으로 애로를 겪고있던 안기부는 「남산제모습 찾기운동」으로 인해 남산청사의 이전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차제에 새로운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신청사건립을 추진, 공사시작 4년여만에 완공을 보게된 것이다.
오는 30일 준공식을 갖게 되는 신청사는 본관과 부속건물 3개동으로 이뤄진 최첨단 정보화빌딩(IBS)으로서 빌딩관리자동화(BA) 사무자동화(OA) 최신정보통신망(TC)등 3개 첨단기능을 고루 갖추고있어 21세기와 통일시대의 정보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기부측은 밝혔다.
지난 61년 5·16직후 중앙정보부로 탄생한 이래 숱한 영욕으로 점철된 어두운 역사를 뒤로 하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전기를 맞게된 셈이다. 지난 34년간「남산」이라는 통칭돼온 안기부의 위상과 역할은 한국현대정치사의 전개과정에서 부침을 거듭했다. 특히 권위주의정권의 첨병역할을 해온데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도 감내해야했다.
그러나 문민정부출범후 안기부는 체질개선과 제도개혁등을 통해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있다. 안기부법개정(94년 1월)으로 정보조정협의회와 보안감사제도가 폐지되고 안기부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치간여죄와 직권남용죄가 신설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안기부는 자체적인 노력도 병행했다. 4개 차장보직제와 16개 지방출장소를 폐지하고 정치사찰로 오해받던 일부 부서도 정비했다. 여기에 국가정보기관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대공수사역량을 극대화하고 국제테러 등 대테러업부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제정보교류및 민간정보 교류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도 서두르고있다. 10월3일 이문동청사에서 KBS의「열린음악회」프로그램이 녹화되는 것도 이같은 변신노력의 일환이다.
신상우 국회정보위원장은 『정치의 우방은 있어도 경제의 우방은 있을 수 없다는 현실에 비추어 경제주권을 확보하는데는 질높은 국가정보활동이 전제돼야한다』면서 『이러한 의미에서 국가최고정보기관의 정보역량강화는 국제화·개방화하는 국가전략의 필연적 귀결』이라고 시대변화에 따른 안기부의 역할변화를 주문했다. 안기부가 신청사이전을 계기로 어떤 좌표를 설정해갈지 주목된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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