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 주역/“연내에 더 작고 가벼운 신모델 출시”지난 11년간 외국업체가 장악했던 국내 휴대폰시장의 판도를 불과 9개월만에 완전히 역전시켜 버린 삼성전자의 「애니콜」(모델명 SH 770). 모처럼만에 이건희 그룹회장으로부터 『쓸만한 제품』이란 칭찬을 듣기도 했던 이 제품은 데이터통신사업본부 무선개발실장인 천경준(48)이사가 「7전8기의 오기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77년 입사이후 줄곧 무선업무를 지휘해온 천이사는 10년전 휴대폰 개발에 착수, SH 100에서 SH 700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모델을 개발해온 끝에 결국 지난해 10월 애니콜(SH 770)이라는 대히트작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애니콜의 성공요인은 「통화의 질」에 있다. 천이사는 『산이 많고 기지국 사정이 열악한 국내 전파환경에 가장 잘 맞도록 설계했다』며 『국내에선 세계 어느 제품보다도 통화성공률이 평균 5∼15%는 높다』고 소개했다.
천이사와 함께 애니콜을 만들어낸 개발팀원은 모두 22명. 수개월간 연구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하루 24시간씩 일했던 팀원들은 애니콜이 외국제품과의 격차를 좁혀가다 지난 7월 마침내 시장점유율 1위(51.5%)를 기록하자 모두 감격의 환호를 질렀다고 한다.
기술력과 함께 애니콜을 정상의 자리로 끌어올린 요인은 적극적인 판촉전략. 무료 도난보험가입 서비스, 12개월 무이자할부판매, 한라산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진 시연회등 각종 판촉 아이디어가 애니콜의 경쟁력을 키워줬다.
물론 애니콜 탄생까지는 시련도 많았다. 기술적 난제에 부딪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외제휴대폰이 10년이상 한국 휴대폰시장을 독점했다는 생각만 하면 다시 힘을 내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천이사의 고집스런 「기술자존심」이 애니콜 신화를 창조해낸 것이다.
천이사는 『깜짝 놀랄 만큼 작고 가벼운 애니콜 신모델을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한국형에 만족하지 않고 지구상 어느곳에서도 통화감도가 가장 뛰어난 세계형 휴대폰을 만들어 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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