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새마을기 퇴장방침에 따른 「깃발논쟁」이 엉뚱한 소동을 낳았다.22일 상오 7시께 서울 종묘공원에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회원 6천여명이 항의집회를 가진뒤 이중 3백여명이 상오 8시20분 시청본관으로 몰려가 3시간여동안 조순 시장등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과정에서 새마을운동회원들은 방역차량 20여대를 동원, 소독연기를 분사하고 경광사이렌을 울려 출근길 시민들과 민원인들이 때아닌 연기와 소음에 시달리고 한동안 교통정체현상을 빚어 시민들의 항의가 잇달았다.
그동안 관과 협조해 공동체의 궂은 일을 도맡아해온 새마을운동회원들이 별다른 공론화과정 없이 새마을의미가 퇴색해 19년간 내걸었던 깃발을 내려야 되겠다는 시의 일방적 방침에 반발하는 데엔 일면 수긍이 간다. 지난 세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펼쳐졌던 새마을운동이 농촌의 부흥과 경제개발, 국민적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상당부분 기여했음을 많은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는 시대변화를 의식, 지난해 연초엔 정치적 중립을 천명하고 국민운동으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었다.
그런데 이날의 시청시위는 어찌된 영문인가. 출근길 시민들을 연기와 소음에 놀라게 하고 바쁜 길에 차량의 흐름을 끊어 교통을 혼란시키고 시청을 연막차량으로 둘러싸고 교통신호를 무시한 채 빙빙 돌고…. 소독분사기에서는 심지어 화염까지 뿜어져나와 무슨 난리가 벌어진듯한 상황이었다.
시민의 광장은 준법도 질서도 없는 혼란의 광장이었다. 새마을측은 이날의 차량시위를 「방역시위」라고 했다지만 이 광경을 본 시민들은 개탄을 금치못했다. 새마을정신은 어디로 갔으며 국민운동으로 거듭 나겠다는 선언은 어찌됐는가. 시위를 벌인 새마을운동관계자들은 시민의 편의와 질서를 담보로 하고 시민을 놀라게한 이날의 소요를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지난날 새마을운동의 뜻을 존중하는 시민들의 마음에 접근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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