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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폭력:2(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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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과 폭력:2(장명수 칼럼)

입력
199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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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에게 가하는 체벌이 너무 심하거나 교육적인 동기가 허약하면 폭력행위로 전락하게 된다는 내용의 칼럼(9월 18일자)을 쓴후 다시 많은 학부모들의 전화를 받았다. 일부 교사들의 잘못을 강조하다보면 교육적인 체벌까지 위축되어 말썽부리는 아이들이 방치될 우려가 있다는 전화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녀가 겪었던 지나친 체벌에 분노하는 내용이었다. 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아들이 중1때 심하게 맞은 일이 있어요. 한 학생이 발표를 하는데 단어를 잘못 사용하자 아들이 옆에 앉은 애와 킥킥 웃었대요. 선생님이 왜 웃느냐고 야단치셨는데, 그냥 잘못했습니다 라고 하지않고, 왜 웃었는지를 설명했대요. 그러자 선생님은 건방지다고 때리기 시작했는데, 각목이 부러질 정도로 맞았어요』

그 학생은 맞은 사실을 숨겼으나, 누나가 몰래 발라 준 안티플라민 약 냄새가 나서 옷을 벗겨 보니 엉덩이와 허벅지에 온통 피멍이 들고, 걸음도 잘 못걷는 상태였다고 한다. 교사경력이 있는 아버지조차 문제를 삼겠다고 나섰지만, 『교사가 문책을 당하면 그 학생이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하기 어렵다』는 교직에 있는 친척의 만류로 참았다고 한다. 학교에 찾아가 그 선생님을 만났던 어머니는 『아이들이 너무 떠들어서 본보기로 좀 심하게 때렸다』는 설명을 듣고 더욱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 독자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전 어떤 고객이 신용대출을 신청했는데, 만나보니 고교시절 학생들을 심하게 때려서 악명이 높던 선생님이었어요. 내가 어른이 된후 다시 생각해 봐도 그 선생님의 매질은 광기가 느껴질 만큼 심하고 집요했어요. 마침 지점장도 고교선배로 그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어렵게 의논한 끝에 정서가 현저하게 불안한 고객에게 신용대출은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대출을 미루고 있어요. 학교마다 대부분 심하게 때리는 문제교사가 한두명은 있는데, 그런 교사들이 사춘기 학생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하게 때리는 교사가 많다는 것을 전화를 받으며 느낄수 있었다. 여자선생님 중에도 잘 때리고, 욕설을 퍼붓고, 학생의 용모에 대한 무신경한 언급등으로 상처를 준다는 경우가 있었다. 체벌에 대한 교육적인 고려와 엄격한 규정,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많은 학부모들이 거듭 주장하고 있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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