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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실태/M&A 기업인수·합병/머니게임 탈피 “생존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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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실태/M&A 기업인수·합병/머니게임 탈피 “생존 전략으로”

입력
199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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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시대 경쟁력 제고위한 피할수없는 선택/업종도 금융일색서 제조업쪽으로 확산추세미국에서는 기업을 상품으로 간주해 기업자체를 사고 파는 인수·합병(M&A)이 경제활동의 일부가 된 것은 오래다. 기업을 상품으로 보지 않고 주주 경영자 종업원 거래선을 포함한 유기적 결합체로 보는 우리는 물론 일본에서는 이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도 강하다.

그러나 머니게임식의 투기적인 성격이 강했던 과거의 M&A와는 달리 경제의 개방화가 대세로 굳어진 지난해 이후부터는 생존전략으로서 M&A붐이 전세계에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거품경제가 꺼지면서 불황을 겪고있는 일본기업들 사이에선 지난해 이후 M&A가 한층 활발하다. 일본기업들은 종래 해외기업을 대상으로한 M&A에서 국내기업간의 M&A로 눈을 돌리고 있고 대상분야도 금융업종 치중에서 제조업간의 M&A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커야 망하지 않는다(TOO BIG TO FAIL), 소수화 그러나 대형화(FEWER BUT BIGGER) 와 같은 캐치프레이즈는 M&A의 지향점을 말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대형화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고질인 문어발확장은 물론 아니다. 효율증대를 위한 동종업종간의 합병이기 때문이다. 서구의 기업들은 최근들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을 퇴출시키는 방법으로 M&A를 활용하기도 한다. 확장이건 퇴출이건 생존전략으로의 M&A이기는 마찬가지다.

생존전략으로서 M&A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것은 금년 여름 미국 미디어업계에 불어닥친 M&A 열풍이다.

오락기업인 월트 디즈니사가 미3대방송국인 ABC사를 인수키로 합의한 것을 시작으로 전자업체인 웨스팅하우스사의 CBS사 인수합의(인수금액 54억달러), 타임워너사에 의한 CNN방송의 모회사인 TBS사 인수제의(85억달러)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미디어업계에서의 이같은 M&A열풍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생활공간에 전개될 멀티미디어시대에 대비, 기선을 잡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디어산업의 핵심인 제작분야(미디어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비디오 음악 잡지 신문등)와 보급망에 M&A가 집중돼 있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점차 위험성이 높아지고 이익도 감소하는 미디어업계에서 자신의 보급망과 제작분야기업의 확보가 미래에 닥칠 멀티미디어시대에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라는데 미디어기업이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이웃 일본에서도 지난 3월 미쓰비시(삼릉)은행과 도쿄(동경)외환은행은 두 은행의 합병을 전격 발표했었다. 자산규모로 세계최대의 은행탄생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M&A였다. 두 은행의 합병배경에는 국내영업기반이 강한 미쓰비시의 장점과 해외영업 노하우를 가진 도쿄외환은행의 특장을 결합시켜 날로 심화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동안 일본금융기업이 상대를 할 수 없었던 서구의 금융기업과 당당히 경쟁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금융·자본시장 완전개방을 코앞에 두고 있는 우리로서도 M&A는 발등의 불이다.<조희제 기자>

◎미쓰비시­혼다/과연 합병할까/일 자동차업계 불황속 시나리오 대두/“가능성 크다”불구 아직은 소문 수준

미쓰비시(삼릉) 자동차와 혼다기연(본전기연)은 합병할 것인가. 이것이 요즘 일본업계의 최대화제다. 두 회사 간부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그칠줄을 모른다. 두회사가 합쳐지면 일본에서는 도요타에 이어 둘째, 세계에서도 넷째가는 자동차 대메이커가 탄생하는 일이니 그럴만도 하다.

원인은 일본자동차 업계의 심각한 불황이다. 90년에 1천3백49만대에 이르렀던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가 거품과 함께 떨어져 지난해는 90년보다 22% 줄어든 1천55만대. 수출량도 86년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해외생산으로 난국을 헤쳐가고 있으나 수출증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사의 경영환경도 악화돼 11개회사중 6개사가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미국의 빅3와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두회사 합병의 중개인으로 알려진 미쓰비시은행의 이부끼 가쓰오(이부기일웅)회장은 소문을 부인하면서도 『11개회사는 너무 많지 않느냐』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두회사는 외국자본과 제휴관계가 적어 합병의 제약요인도 적은 편이다. 기업활동면에서도 미쓰비시가 후발업체인데다 해외활동이 미미한 반면 혼다는 「미국의 혼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여서 보완적인 합병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사풍과 기업전략이 달라 제휴정도면 몰라도 합병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경기불황 속에서 자동차 11사간의 경쟁은 치열해질게 틀림없고 그 과정에서 둘중의 하나 또는 둘 모두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합병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게일본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권대익 기자>

◎디즈니사 등 굵직한업체 줄줄이/미 업계에 “합병러시”/작년비 36%나 증가 “기업변혁 돌풍”

60년대와 80년대중반 미국을 휩쓸었던 M&A열풍이 올들어 다시 몰려오고 있다. 금년들어 미국에서만도 월트 디즈니사와 ABC TV네트워크, 체이스 맨해튼은행과 케미컬은행, 타임워너와 터너방송, 웨스팅하우스와 CBS TV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M&A를 통해 기업변혁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1·4분기까지 미국내 M&A 규모가 7백32억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나 증가했다.

월트 디즈니사는 지난달 미3대방송사 가운데 하나인 ABC TV네트워크를 합병함으로써 미미디어업계를 긴장시켰다. 월트 디즈니사가 ABC사를 인수함으로써 기존 영화사업과 4곳의 테마 파크(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파리 도쿄), 미국내 케이블TV채널에 이어 미전역과 유럽을 망라하는 공중파 방송망, 일간 및 주간지와 쇼핑가이드를 발행하는 출판그룹을 갖게 돼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종합오락·미디어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월트 디즈니사의 ABC사 인수금액은 1백90억달러로 미국 M&A 역사상 89년 미투자회사 콜버그 클라비스 로버트사가 RJR 나비스코 식품회사를 2백50억달러에 인수한 이래 두번째이다.

또 미타임 워너사는 CNN방송의 모기업인 터너방송사(TBS)는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지난 1일에 양측이 M&A에 잠정 합의함으로써 합병작업은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업계의 총아로 불리는 IBM사는 지난 6월 소프트웨어 정상급 회사인 로터스사와 35억달러규모의 합병을 함으로써 컴퓨터업계에서 최대규모의 합병을 했다. 이밖에도 94년 8월 미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와 제4위의 마틴 마리에타가 1백억달러의 기업합병에 합의했다.

한편 미국이외의 나라에서도 금년들어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스위스의 스위스은행이 지난 5월 SG위벅사와 14억달러의 합병에 합의했다. 5월에는 독일의 도이치뱅크가 TT사의 금융부문을,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은행이 미시건 내셔널은행을 합병, M&A의 세계적 열풍을 실감케 했다.<권대익 기자>

◎1건 성사에 수억불 수입/기업사냥꾼들 날고뛴다/뷰페트·소로스·커코리언 등 천재 레이더스 대열에

M&A가 성행하는 미국에서도 레이더스(기업 사냥꾼)로 성공할 확률은 흔히 1천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경영학도 10명중 1명이 MBA 자격을 얻고 이중 뛰어난 10%가 M&A회사에 취직할 수 있으며 그렇게 입사한 젊은이들중 10%만이 레이더스로 빛을 본다는 설명이다.

무명의 이반 보에스키는 지난 89년 세계 최대의 음식료 제조업체인 RJR 나비스코를 2백50억달러에 인수하는데 성공, 거래 1건에 1억달러이상을 벌어들이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보에스키는 투자전문회사인 KKR사에 거액의 인수자금을 지원, 사상최대의 거래를 성사시킨뒤 1억2천만달러의 차익을 남기고 이를 되팔았다.

「레이더스세계의 황제」로 불리는 워런 뷰페트는 주가시세 차익을 노리는 보에스키와는 달리 변변찮은 기업을 인수, 리스트럭처링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주가를 끌어올린 다음 비싼 값에 되파는 방식의 대가이다. 뷰페트는 80년대 중반 주로 방송과 석유업체를 공격목표로 삼아 10여건의 M&A를 성공, 10억달러의 이익을 챙겨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적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는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M&A 전문가조직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일본 기업에 많은 주식을 투자, 주주총회에서 상당한 영향력를 행사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조지 소로스 역시 대표적인 M&A의 실력자이다. 소로스는 또 각국의 큰 손들로부터 종잣돈을 모아 한번에 수십억달러를 전세계 외환시장에 투자, 엄청난 단기차익을 뽑아내는 헤지펀드의 귀재이기도 하다. 93년 한해에만 11억달러의 투자소득을 올린 소로스는 지난해 「열린 사회 재단」을 세우고 총 5억달러를 지원하는등 사회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편 80년대초 드럭셀 번햄 램버트를 설립, 불과 5년만에 미국 3대 투자회사 대열에 올려 놓았던 마이클 밀켄은 레이더스의 명과 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 회사채인 정크 본드에 타깃을 맞춰 성공한 밀켄은 일약 80년대 미국 증권계의 혜성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는 그러나 90년 2월 주가조작등 98개 죄목으로 연방법원에서 10년형과 10억7천만달러의 벌금형을 받아 졸지에 「타락한 천사」로 전락했다.

이밖에 지난 4월 미국의 자동차 빅3인 크라이슬러사를 2백28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 화제를 모았던 커크 커코리언도 기업 사냥꾼의 선두주자이며 영국 출신의 제임스 골드스미스, 냉혈한인 아서 애들먼등도 월스트리트의 천재 레이더스 대열에 올라 있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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