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신랄한 말투 「사민당 새 간판」/당내분으로 총재·총리 후보에까지 물망/실용적 경제노선 추구… 패션에도 민감『독일 사민당내에서 기민당의 헬무트 콜총리와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이 여자 뿐이다』
독일 최초의 여성주지사로 현재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를 맡고 있는 하이데 시모니스 주지사(52)를 겨냥, 사민당(SDP) 일각에서 나오는 목소리다.
불을 뿜듯 거침없고 신랄한 말투로 집권 기민당(CDU)을 공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그는 76년 본 의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88년 당시 사민당총재이자 홀슈타인주지사였던 비외른 엥홀름에게 발탁되어 주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았다.
93년 엥홀름 총재가 스캔들로 사임하면서 여성최초로 주지사가 된 이 행운의 여인이 이번에는 사민당 내분으로 당총재는 물론 총리 후보로 부각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독일언론들은 입방아를 찧고 있다.
실제로 독일 제1 야당인 사민당이 내부적인 노선투쟁으로 만신창이가 되면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98년 총선 승리를 위해 현 지도부는 시모니스가 콜 총리와 싸울 수 있도록 퇴진하라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현재 루돌프 샤르핑 사민당총재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채 언론으로부터 『최악의 상황에 처한 최악의 총재』라는 악평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그의 당내 라이벌인 게하르트 슈뢰더 남부작센주지사 역시 샤르핑과의 당권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추악해지면서 당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샤르핑과의 경제노선차이로 2명의 대변인이 사퇴하면서 『현재의 사민당 정책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는등 당내분이 확대일로에 있다.
시모니스는 『마치 아이들이 모래거푸집에서 장난치듯 그들은 들통에 모래를 집어넣어 서로에게 퍼붓고 있다』며 극도로 유치해져가는 샤르핑과 슈뢰더의 싸움을 맹렬히 공격하면서 자신을 부각시키고 있다.
시모니스는 총선 출마가능성에 대해 『우선 96년 주지사 선거에 승리하고 싶을 뿐 그 이후는 두고봐야할 것』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때 좌익으로 알려졌으나 실용적인 경제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그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 헐렁한 멋쟁이 모자를 쓰고 손에는 8∼10개의 반지를 즐겨 낄만큼 패션에 민감한 그는 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내가 아는 한 주지사도 유행을 따를 권리가 있다』고 쾌활하게 웃어넘긴다.<조재우 기자>조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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