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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주민 「장래 불안감」 반영/친중국계 선거참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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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주민 「장래 불안감」 반영/친중국계 선거참패 의미

입력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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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 무관심속 민주계열에 “실낱 희망”/주권이양 논쟁 등 「남은 2년」 정치격랑 예고영국 식민통치하에서 마지막으로 실시된 17일 홍콩 입법국(의회)입법위원선거결과, 민주계열은 주민 직접선거에서 압승했지만 간접선거에선 부진,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반면 주민직선에서 당수마저 낙선하는 수모를 당한 친중국세력은 간접선거에서 민주계를 앞질러 체면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민주계 의석이 과반수에는 못미쳤지만 주민 직접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점을 들어 민심은 민주계열쪽임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민주계열은 1년 9개월후 사회주의로 1백80도 선회할 「그날 이후」의 불확실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홍콩 주민들에게 그나마 한가닥 희망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세력은 인권과 언론자유 보장, 자본주의제도를 통한 경제발전등을 내세워 불안해하는 홍콩인들 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렇지만 전반적 민심이 민주세력에게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라고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 최종 집계된 투표율은 35.79%. 지난 91년의 39.1%보다도 훨씬 낮아 이번 선거가 2백57만 유권자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홍콩인들의 무관심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그러나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홍콩 주민이 친중국세력에 등을 돌림으로써 앞으로 민주세력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들의 선거 슬로건은 「민주주의로 홍콩을 해방시키자」 「녹화로 적화에 대항하자」였다. 반공을 앞세운 이들은 지난 89년 천안문사태때 중국내 민주세력을 지원했고 요즘도 해마다 6월4일이 오면 대대적인 희생자 추모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순조롭게 홍콩을 접수하려는 중국에 이들의 존재는 「목의 가시」같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중국과 영국, 중국과 홍콩 간의 주권이양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친중국계 다공바오(대공보)는 선거윤곽이 드러난 이날 『유권자의 3분의 1 밖에 참가하지 않은 이번 선거는 대표성이 없다』고 논평했다. 그리고 중국 당국은 패튼 총독이 중국과 합의없이 민주개혁안을 도입해 이번 선거를 실시했다며 97년 7월 1일 주권을 돌려 받게되면 이번 선거로 구성된 입법국을 해산할 것이라는 종래 강경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패튼총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선거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도 이들 의원의 임기는 99년까지라며 이는 반환후 50년간은 자본주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중국의 약속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영국 식민통치하의 홍콩의 남은 1년9개월이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을 것임을 이번 입법국선거가 보여준 것이다.<이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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