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 부엌·혼례·사무용 소품종 특화로 총력전버튼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는 부엌가구. 냄새와 연기를 자동감지해 작동하는 센서레인지후드. 초음파 식기세척기. 금도금된 옷장.
레이디 한샘 에넥스 보르네오등 가구업체들이 올 가을 이사철과 결혼시즌을 겨냥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잇달아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가구는 첨단기능에 화려한 장식, 자연색을 기조로 하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싫증나지 않는 색상에 기능을 첨단·전자화함으로써 연간 3조5천억원에 달하는 가구시장에도 패션·첨단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가구업계에 첨단바람을 몰고온 분야는 부엌가구. 가구는 크게 종합가구와 부엌가구, 사무용가구로 대별되는데 올 가을 신제품은 장식장이나 경대등 종합가구의 경우 번쩍거리는 광택무늬에서 자연색으로 바뀌면서 장식이 보다 화려해지고 있고 부엌가구나 사무용가구는 첨단화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부엌가구 전문회사인 에넥스는 휴먼키친이란 이름으로 첨단주방가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에넥스가 처음으로 도입한 첨단가구는 엘리베이션시스템. 버튼 하나로 작업대의 높이를 최저 81.5㎝에서 최고 92.5㎝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에넥스는 이 시스템을 조리대는 물론 벽찬장, 식기건조장등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에넥스는 초음파발진기를 부착한 식기세척기와 자동감지 센서레인지후드도 시판중이다.
에넥스는 가구의 첨단화를 위해 서울대와 공동으로 미래형 부엌가구의 개발에도 들어갔다. 또한 첨단가구의 보급을 확산하기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소비자의 부엌을 설계해주고 장기분할 무이자할부판매 무료 점검등 서비스경쟁체제도 도입했다.
한샘의 첨단가구개발은 홈오토메이션과 연결돼 있다. 94년 3월부터 항균배수구, 살균 건조기, 바이오쌀통, 센서후드등을 개발해 보급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최근 벽걸이용 정수기, 재활용쓰레기통, 음이온 후드, 초음파 해충퇴치기, 그린필터배수구, 바이오서랍등을 부엌가구에 채용하는등 연간 30종 가까운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레이디가구나 보르네오 바로크등 종합가구업계가 내놓는 올 가을 신제품의 주제는 자연. 하이그로시등 광택가구가 점차 퇴조하면서 원목가구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자연색계통의 가구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계는 그러나 색상의 자연주의와 함께 고급이미지를 담기위해 장식품을 고급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레이디가구는 임페리얼구스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장롱위쪽에 크리스털과 24K 금도금을 디자인했다. 보르네오도 장롱과 소품류의 손잡이와 할로겐램프의 덮개부분을 금도금처리하는등 최근 종합가구업계의 경쟁은 자연과 화려의 조화에 집중돼 있다.
가구업계가 이처럼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힘의 배경은 각사마다 특화상품 생산에 전력하고 있기 때문. 가구 전제품을 생산하는 종합경쟁체제에서 주력품목을 선정, 집중화하는 개별 특화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한샘과 에넥스가 부엌가구로 특화했고 보르네오가구도 종합가구에서 부엌용과 사무용가구로 점차 소품종화하고 있으며 바로크가구는 최고급 사무용가구를, 레이디가구는 혼례용가구를, 대목가구나 에이스침대등은 무인자동화공장등으로 침대전문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올 가을 결혼할 신혼부부나 이사를 앞둔 가정은 보다 고급화 첨단화한 가구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이종재 기자>이종재>
◎한샘 최양하 사장/“첨단 부엌·사무용가구가 시장 주도/디자인·기능성 제고에 성패 달렸다”
『가구는 디자인이 아주 중요합니다. 전문디자이너의 비율을 현재 전체직원의 5%에서 10%수준까지 높일 계획입니다』
한샘의 최양하(46) 사장은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 가구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화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과 기능성이 크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사장은 『장롱등 전통적인 가구시장은 포화상태』라며 『앞으로는 첨단기능을 갖춘 사무용가구와 부엌가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재에 있어서는 나올 만한 것이 다 나와 있는 상태다. 최사장은 이와 관련, 『원목 유리 스테인리스등 각종 소재를 모두 채용한 국내 가구시장에서는 더 이상 신소재가 있을 수 없다』며 『기능을 어느정도 첨단화하고 편리성을 누가 더 높이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정용 가구의 선택권은 주부가 쥐고 있다. 주부들의 역할과 위상강화는 가구시장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사장은 『주부의 역할과 위상이 계속 높아지면서 주부의 사무실이나 마찬가지인 부엌의 고급화, 인테리어화가 급진전돼 2000년대에는 그 가정이 소유한 자동차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부엌가구가 보편화할 것』이라며 부엌가구시장의 발전가능성을 자신했다.
최사장은 『이같은 가구시장의 변화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디자이너를 대폭 확충하는 것은 물론 우수 디자이너를 선발하기 위한 디자인스쿨을 운영하고 디자인정보센터나 디자인박물관도 보다 확대해 한샘하면 「디자인이 뛰어난 회사」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문디자이너를 대거 확보해 가구의 패션화와 첨단화 추세에 부응, 국내 가구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최사장은 『가구와 함께 각종 인테리어자재와 타일 벽지 마감재등도 함께 공급하는 종합주방가구업체로 발돋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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