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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고정관념 탈피 “파격적”/검찰 수뇌부 인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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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고정관념 탈피 “파격적”/검찰 수뇌부 인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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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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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일선검사장 비출신지 특색/분야별 전문성원칙 무시 지적도16일 김기수 검찰총장의 취임과 동시에 전격 발표된 검찰수뇌부 인사는 전체적으로 보아 예상을 깬 파격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정형화하다시피 했던 보직의 서열개념이 상당부분 바뀌어 벌써부터 다음번 인사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서열과 능력을 적절히 감안, 기수별 선두주자와 후발주자들간의 균형을 맞추었다』고 밝혔다. 또 『학연의 편중과 연고지 배치경향을 지양, 검찰내 특정 학맥 출신들이 우대받는다는 시비의 소지를 없애는 동시에 이른바 상피제도를 통해 일선 기관장의 지역유착 우려를 불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일부에서는 지금까지 특수, 인사·행정등 분야별로 키워온 전문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총장의 주요참모로 일선수사를 사실상 지휘하는 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에 부산출신이 임명됐다는 점을 들어 지역성이 오히려 부각된 인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궤도이탈을 했지만 최근 3대째 총장을 배출해 온 대검차장에 검찰국장과 서울지검장등 요직을 거친 김종구(사시3회)법무부차관 대신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묵묵히 일해온 최명선(사시3회)대전고검장이 발탁된 것은 보직서열의 고정개념을 수정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를 두고 검찰내에선 『대검차장이 검찰총장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고정패턴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다음번 인사에서 서울고검장, 대검차장, 법무부차관, 법무연수원장등 고검장급중 어느 직책도 업무수행여하에 따라 총장임명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사시4회의 두 선두주자중 지난번 인사에서 서울지검장을 맡은 최영광 서울지검장이 법무연수원장에, 당시 1순위 경합자였던 김태정 부산지검장이 법무부차관에 각각 기용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내에서 특수통으로 통하는 심재륜(사시7회)대전지검장과 인사와 예산을 주무르는 검찰1과장출신의 원정일(사시7회)법무부 교정국장이 대검중수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입성하지 못한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12개 일선검사장에 사시6회에서 사시9회까지 임명하면서 한 곳도 출신지에 배치하지 않은 것은 큰 특색. 지역 토착세력과의 유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지자제실시와 내년 총선등을 다각적으로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사시11회의 서울지검 재경지청장 4명이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 사법연수원 1기 출신의 검사장시대가 개막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사시12회의 검사장승진은 다음 기회로 넘어갔다.<김승일 기자>

◎김기수 신임검찰총장 회견/“외풍배제 공정한 검찰권 최선”/“같은 학교·지역출신 우대 결코 없을것”

김기수 신임검찰총장은 16일 상오 취임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영향과 경제적 유혹,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독립, 공명정대한 검찰권의 행사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총장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

―취임사에서 검찰권의 독립을 특히 강조했는데.

『독립성을 강조하는 것이 곧 검찰이 독립적이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치적인 영향을 받을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에 본인의 각오를 밝히는 것이다』

―법무부장관등 정부의 주요요직을 특정고 출신이 독점한다는 비판이 많은데.

『인사권자의 인사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이 못된다』

―역대 검찰총장과 신임총장의 검찰내 전력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위 검찰내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지검장, 대검중수부장, 법무부 검찰국장등을 거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지검 형사1부장, 부산·서울지검 1차장, 법무부 보호국장·교정국장등을 지낸 본인의 경력도 검찰총수로서 크게 떨어진다고 생각지 않는다. 소신과 바른 국가관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검찰총수로서의 업무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

―이번 검찰인사에서의 원칙은 무엇인지. 지연과 학연위주의 발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출신지역과 대학동문을 우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인사 제청권자는 법무부장관이므로 이 자리에서 본인이 인사원칙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늘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를 보면 이번 인사가 지연과 학연이 고려된 인사인지 아닌지는 자연히 해답이 나올 것이다』

―최근 잇따른 야당의원 수사에 대해 정치권에서 비판이 있는데.

『표적수사 운운은 검찰로서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본인이 직접 지휘한 사건은 아니지만 이번 국회의원 수사는 정보수집 과정에서 우연히 포착돼 수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권 인사와 관련된 수사계획은 있는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누구든지 법에 위반되고 법에 의해 처벌돼야 할 사람은 신분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방침이다』<이희정 기자>

◎검찰수뇌인사 주변스케치/이변 속출에 일각서 “인사 혁명”/작년 약진 경기고 퇴조 PK 전진배치 눈길/호남고교 출신 처음으로 서울지검장 승진

○…16일 단행된 검찰 수뇌부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9·16 인사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전국 검찰 수뇌부 39명중 37명이 보직을 바꾸고 5명이 고검장과 검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이번 인사에 대해 『변화와 개혁을 추진할 강력하고도 새로운 진용을 구축했다』고 자평, 이번 인사가 「혁명적」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검찰내에서는 지난해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약진했다는 평을 들었던 경기고 출신(SK) 간부들이 이번 인사에서는 대거 퇴조하고 부산·경남출신(PK)들이 비교적 전진 배치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영광 서울지검장이 고검장중 서열은 높지만 한직인 법무연수원장에, 법무부검찰국장 후보자로 꼽혔던 원정일 법무부 교정국장이 인천검사장에 각각 발령된 것이 대표적 경우. 한편 부산출신이면서 경기고를 나온 안강민 대검공안부장은 대검중수부장으로 발탁됐다.

○…대검중수부장 물망에 올랐던 심재륜 대전지검장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특수부 검사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소장검사는 『심검사장은 평소 중수부장을 맡아 비리척결에 신명을 바치는 것이 소망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특수수사통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것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사시 9회인 신승남(51)서울고검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 광주고검 차장으로 발령난 것도 주목할 대목중의 하나. 동기생중 최선두그룹을 달려온 신검사는 서울지검 3차장 재직당시인 93년 슬롯머신 사건등 사정수사를 진두지휘했으나 그 이후 특별한 이유없이 2차례 검사장 승진인사에서 탈락, 『검찰수뇌부등을 구속시킨 탓에 희생양이 됐다』는 등의 무성한 뒷말을 남겼으나 이번에 제길로 들어섰다.

○…전주고 출신의 최환 법무부검찰국장이 호남에서 고교를 나온 인사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꽃」서울지검장에 영전한 것도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이다. 충북 영동태생인 최국장이 철도공무원이었던 부친이 전근하는 바람에 전주고를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서울지검장 임명은 검찰조직의 「호남차별」을 극복한 사례라는 평가이다.

○…최근 정치권 사정을 주도했던 이원성(사시5회)대검중수부장은 고검장승진보다는 서울지검장을 원했으나 김총장의 사시2회 동기생들이 대거 용퇴, 고검장 공석이 많아지는 바람에 서열상 승진하게 됐다.

○…인사 발표가 김기수 검찰총장 취임식에 맞춰 단행된데 대해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작 법무부측은 김총장 내정발표일이 11일로 안우만 장관과 김신임총장이 숙의할 시간이 충분했던 만큼 전격 발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무부측은 26일 상오 서울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잡혀있어 일정이 빡빡하고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신임총장 임명장 수여식이 열려 대통령의 재가가 예상됐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최근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인사청탁시비등 잡음의 소지가 커지자 서둘러 봉합하려한 흔적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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