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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정보화사회 과제(광복 50/다시 여는 반세기: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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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정보화사회 과제(광복 50/다시 여는 반세기:15)

입력
1995.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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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정보통신망 선진국 지름길/국가경쟁력에 결정적 영향/구미·일선 80년대 이미 착수/우리도 94년부터 건설박차20세기초 우리의 불행한 역사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많은 사학자들은 진단한다. 국제정보에서 철저히 차단됐던 그 때와, 집에서 PC를 통해 인터넷으로 외국의 전자신문을 탐독하는 오늘의 정보화 모습은 천양지차다. 광복 50돌을 맞는 우리는 정보가 없어 빚어진 일제강점 한국전등 과거사가 던지는 교훈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는 이제 선진국진입을 꿈꾸며 21세기 정보화사회를 맞고 있다.

정보화란 국가의 경제활동과 개인의 활동이 네트워크(정보통신망)으로 한 덩어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즉 정보화란 「컴퓨터와 통신망을 이용, 제도와 관행을 개혁해 국가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 정치지도자중 최초로 정보고속도로건설을 주창한 앨 고어 미 부통령은 『21세기 경제활동의 성패는 정보화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미·일·유럽등 선진국들은 80년대부터 정보통신을 국가경쟁력 향상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엄청난 투자를 시작했다. 이들은 21세기 세계경제질서의 패권이 정보의 선점에 달려있다고 판단, 국가사회의 정보화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다가올 반세기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정보화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간 우리는 정보화작업을 소홀히 해왔다. 해방이후 절대빈곤을 탈피하기 위한 철학은 80년대까지도 물량적 팽창만을 강요했다. 정보화준비는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진 90년대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것도 정치논리에 밀려 늘 뒷전에 있었다. 통신산업은 남북상황때문에 규제돼왔고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시작되자 뒤늦게 규제를 푸느라 정신이 없다. 국가전산망은 통합개념이 아니라 부처별 전산화에 머물고있다.

국가 백년대계 교육의 정보화도 소홀하다. 초중고엔 아직도 XT급컴퓨터가 주종이고 컴퓨터교사는 턱없이 모자란다. 요컨대 우리는 정보화의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의 정보화는 우리에게도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영화 소프트웨어 게임을 비롯해 방송 통신 컴퓨터가 결합된 멀티미디어서비스등 차세대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자고 주장한다.

정보화를 위한 국가의 조직도 긴요하다. 양승택한국전자통신연구소장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은 개별기업의 경쟁력을 네트워크한 정보화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산업의 동맥, 인프라(하부구조)에 대한 투자개념도 바꿔야 한다. 정보통신망이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현 정보통신부 장관은 『도로 항만이 국민과 기업이 이용만하는 전통적 SOC라면,초고속정보망은 국민과 기업이 이용자인 동시에 생산자로서 역할을 수행케하는 새로운 개념의 SOC』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를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박약한 틈을 비집고 선진국은 지적소유권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정보화를 통해 우리는 세계경제의 중심국가로, 윤택한 복지국가로, 편리한 고도정보사회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선진국진입의 성공여부가 정보화에 달려있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2015년까지 45조원을 들여 모든 가정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건국이래 최대규모의 국책과제인 초고속통신망을 건설중이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생산유발 1백조원, 고용창출 56만명, GDP 3%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을 보면 미국은 정보고속도로를 통해 21세기 국제질서를 주도하겠다고 천명했다. 일본은 초고속망구축에 50조엔(약4백조원)을 투입, 멀티미디어시장을 90년의 16조엔(약1백28조엔)에서 2015년 1백23조엔(약9백84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장담한다. 유럽연합(EU)도 99년까지 7백60억달러(약60조원)를 투입하는 범유럽망(TEN)을 구축하고 있다. 선진제국은 또 범세계정보통신기반(GII), 아태정보통신기반(AII)등 국가를 잇는 권역별 정보통신망의 패권장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출발이 늦은 우리는 정보화전쟁을 치르기 위해 쉴 틈이 없다. 광복 5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는 이제 다가올 반세기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 정부나 기업 개인을 가릴 것없이 정보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김광일 기자>

◎정보통신산업 현황·전망/PC통신 가입 100만명 돌파·지난8월 무궁화위성 발사/98년 PCS서비스·2015년 가정마다 광케이블망 연결

광복당시 불모지였던 한국의 정보통신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이룩했다.정보화의 초보수단인 전화는 45년 1백명당 0.27대에서 95년엔 40.3대로 증가했다.

90년대들어 컴퓨터의 확산으로 홈쇼핑 홈뱅킹 재택근무가 가능해졌다.주문형비디오(VOD)도 등장했다. 세계를 하나로 묶는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넷이용자는 약 10만명.이들은 안방서 세계의 정보를 얻는다. 이동중 멀티미디어 정보를 실시간(real time)에 주고 받는 무선데이터통신시대도 다가왔다. 인공위성은 우리와 세계를 방송과 통신의 단일권으로 묶었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80년대초부터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82년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84년 한국이동통신이 설립됐다. 85년 데이콤이 국내 첫 PC통신서비스를 열었다.이제 4대 PC통신가입자는 1백만명이 넘는다.

정보통신기술도 발전을 거듭했다. 89년부터 개발에 나선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인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는 세계 최초로 내년에 상용화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386급 PC의 CPU개발에 성공했다.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도 2001년을 목표로 7천억을 들여 연구되고 있다. 금년8월엔 무궁화위성을 발사, 위성통신·방송시대의 개막이 눈앞에 있다.

97년께는 원격 회의및 교육, 멀티미디어 민원서비스, 전자도서관등이 보편화하며 98년에는 개인휴대통신(PCS)이 서비스된다. 2002년에는 고선명TV, 원격검침등의 서비스와 인텔리전트 홈, 손목형 영상전화, 음성문자인식 통역서비스, 원격진료등을 이용할 수 있다. 1인 1전화번호 시대도 열린다. 초고속정보망이 완성되는 2015년이면 모든 가정에 광케이블이 깔려 사무실과 레저기능이 복합된 만능 홈이 생기고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처리가 보편화할 전망이다. 또 인공위성을 이용한 무인운전자동차도 선보인다.

94년 컴퓨터 주변기기 통신기기 반도체 정보통신서비스를 포함하는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생산액은 약 24조원 규모다. 이것은 국민총생산(GNP)의 9.3%이며 해마다 급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전자통신연 양승택 소장/“초고속통신망 하루빨리 구축해야/컴퓨터·SW 등 개발 투자확대 시급”

『21세기 국가경쟁력은 정보화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 전자·정보통신산업의 미래를 걸머진 두뇌집단인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양승택 소장은 정보화와 국가경쟁력의 관계를 이렇게 단정한다. 다음은 양소장과의 일문일답.

―정보화가 중요한 이유는.

『정보화는 국가의 기능과 개인의 능력을 정보통신망(네트워크)으로 조직화해 거대한 시너지(상승)효과를 창출한다. 따라서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정보화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경쟁력이 네트워크의 경쟁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한 개인의 능력과 자원의 활발한 교환·결합이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은 개별기업의 경쟁력향상에 그치지 않고 이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데 달려 있다』

―정보화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해야한다. 초고속망은 온갖 정보를 음성 문자 동화상 등의 다양한 형태(멀티미디어)로 실어나른다. 초고속망이 국가경쟁력을 드높이는 이유는 첫째 생산활동, 행정서비스제공의 소요시간, 공간, 조직제약을 제로(0)에 접근시켜 기업 경쟁력과 행정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이다. 둘째 초고속망은 사회와 국민 개개인의 활동공간을 통합하고 공동화하여 막대한 시너지효과를 만든다. 셋째 초고속망은 멀티미디어산업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면서 방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70년대 건설한 고속도로가 산업발전의 토대가 됐듯 지금 우리가 건설하는 정보고속도로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보화시대의 사회상은.

『정보화사회 역시 큰 사회적, 정치적 갈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화는 산업사회를 통해 굳게 형성돼온 경계와 벽을 허물어 버릴 것이다. 기존의 틀속에 안주하려는 기득권과, 정보화시대에 새롭게 부상하는 집단간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대비해 해야 할 일은.

『산업사회의 자원빈국인 한국은 우수 인력을 바탕으로 정보화시대의 자원부국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통신 무선테이터 영상프로그램등 수출할 수 있는 정보상품은 무궁하다. 정보상품은 산업사회의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식집약적, 문화집약적이다. 정보화시대에 모든 분야를 세계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정보고속도로의 구축과 첨단정보산업에 투자해야 한다. 지방자지단체도 지역정보화에 나서 지역의 세계화를 앞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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