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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통신은 알뜰패션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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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통신은 알뜰패션 1번지”

입력
199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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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등 통해 최신유행 정보교환 늘어/가격깎기요령서 값싼상점 안내까지 다양『청바지 좀 싸게 살 수 있는 곳 좀… 이태원이나 남대문 어디라는데…―박상원(TAURUS)―』

『이태원은 선택의 폭이 좁고 남대문 군용품 판매장은 다른 곳보다 좀 비싼 듯. 문정동과 구로공단에 새 패션거리가 생겼는데 물건들도 괜찮고 매장도 깔끔. 단 상설할인매장 아닌 곳도 있으니 주의. ―효정(6613KJG)―』

유행을 그대로 좇아 가기엔 경제적 형편이 여의치 않은 신세대들이 컴퓨터통신을 이용해 알뜰구매를 한다. 신발 하나에 13만원, 청바지 한벌에 10만 5천원, 양말 한켤레에 1만 5천원일 정도로 요즘 유행한다는 유명상표의 제품들은 주머니가 얄팍한 신세대들에겐 큰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유행을 무시하자니 자존심이 상한 신세대들이 이심전심으로 만들어낸 것이 컴퓨터통신을 통한 알뜰구매정보 교환이다.

하이텔에 접속, 게시판―정보광장―유행/패션 방으로 들어가거나 데이콤 매직콜을 이용하면 최신유행 의상과 소품들의 특징 가격 구입방법 보관요령등 각종 정보를 만날 수 있다.

해골 그려진 두건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향수 조금씩 나눠 파는 곳은 어디인지, 남자머리 싸게 잘 깎는 미용실은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등 신세대들에겐 절실하면서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정보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물론 똑 같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어디고 교통편은 어떻게 되며 얼마정도까지 깎을 수 있는지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통신에 정보를 올리는 사람도 이용자도 모두 패션에는 일가견이 있음을 자부하는 신세대들이다.

이들중엔 자신만의 멋을 고집하며 이를 전파하고자 방장을 자처하는 패션 선도자들도 있고, 특정 신체부위의 콤플렉스를 감출수 있는 비법을 전수하는 아이디어맨들도 있다. 서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 교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또 특정유행과 패션을 놓고 격렬한 공방이 펼쳐지기도 한다. 미군PX에서 나오는 리바이스 청바지에 대한 찬반논란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 패션에 민감한 신세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붙이는 문신」과 「양아치정장」은 통신을 통해 먼저 소개돼 유행하게 된 경우다.

비용절감을 위해 생긴 알뜰신세대의 통신이 오히려 신세대패션을 선도하게 된 셈이다. 유행가가 길보드(길거리에서 파는 복제테이프의 인기순위)에서 시작되듯 앞으로 신세대 패션은 통신에서 시작될 전망이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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