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1호위성의 수명이 4년4개월로 공식 통보됐다. 예상수명 10년7개월의 절반도 못되니 위성발사에 실패한 셈이다. 한국 최초의 통신 방송위성에 걸었던 국민의 기대도 이젠 허탈감으로 변했다. 이로써 우리의 위성 및 우주시대 개막도 그만큼 불확실해졌고 상황에 따라서는 위성방송일정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국민들의 실망도 크기만 하다. 앞으로 1호위성의 보험처리 및 임대등의 문제, 위성방송일정 재검토, 발사실패의 원인규명등 할 일이 많지만 당국은 무엇보다 1호위성의 계약에서부터 발사실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특히 손해규모와 발사회사와의 불평등계약 내용등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난 8월5일 1호위성이 발사된 후 한달여동안 국민들이 그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동안 한국통신은 침묵을 지키거나 발사실패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위성의 수명이 절반이하로 줄어들 것이 확실한데도 별것이 아닌 것처럼 치부하려 했던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당국은 이번 발사실패를 계기로 무궁화위성 계획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이번 실패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1호위성은 보험으로 전손처리된다고 해서 외면할 수는 없다. 어차피 위성시대를 열어야 하는 상황에서 전손처리로 보험회사 소유가 된 위성을 임대 및 재구입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6개월정도 차질이 오는 위성통신 및 방송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12월에 발사될 무궁화 2호는 마지막 선택으로 실패가 있어서는 안된다. 원래 1호위성의 예비위성이었으나 이젠 주 위성의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다. 1호위성을 임대등을 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어딘가 절름발이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중계기의 신뢰도가 높아 예비위성이 필요없다고 항변하지만 예비위성이 없는 위성방송은 어딘가 불안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3호위성을 예정보다 1년 앞당긴 99년에 발사하려는 계획은 이같은 불안을 해소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궤도확보등 제반준비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빈틈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2호위성발사를 앞두고 1호위성 실패원인의 철저한 규명과 발사등에 따른 불평등 계약의 시정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우주개발만큼 불확실한 것도 드물다. 그만큼 실패와 위험부담이 따른다. 이를 두려워해서는 우주시대를 열 수도 없지만 실패를 숨기려 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번 발사실패를 어떻게 활용하고 교훈을 얻느냐에 따라 우주시대의 내일이 달렸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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